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장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하루에도 수백 포인트씩 급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 충격을 넘어 구조적인 변동성 확대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증시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63.27(5.47%) 오른 8934.29에 장을 마감했다. 23일에는 하루 만에 910포인트 하락하며 9100선에서 8200선까지 수직 낙하했고, 24일에는 267포인트 반등해 8400선에 안착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 코스피 200 변동성지수(VKOSPI)는 24일에 이어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전날 VKOSPI는 전 거래일 대비 0.49% 오른 95.27에 마감했다. VKOSPI는 24일에 전 거래일 대비 5.40포인트(6.04%) 급등한 94.81에 거래를 마치며 처음으로 90선 위로 올라왔다. 장중에는 97.78까지 치솟으며 2009년 4월 13일 VKOSPI의 공식 산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직전 최고치는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의 기록인 71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VKOSPI를 월간 및 일간 변동성으로 환산하면 각각 27.55%, 6.01% 수준으로 국내 증시 내 변동성이 한층 심화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널뛰기 장세'의 막후에는 국내 증시의 체질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4월 중순 이후 일간 수익률 기준 코스피 지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대비 약 4배 더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비중 확대가 수급 측면에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 자금이 집중된 가운데, 지난달 이들 종목의 일일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및 파생상품 자금까지 유입되면서 지수 전체의 등락 폭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날(현지시간)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앞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급등락이 더 빈번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관행적으로 VKOSPI는 미국의 변동성지수(VIX)와 함께 '공포지수'로 불렸다. 일반적으로 VKOSPI는 20선 초반을 안정 구간, 30 이상을 고변동성 국면으로 해석했다. 50에서 60선은 시스템 리스크 전조, 70에서 80선은 통제 불능의 패닉 국면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다만 최근 한국거래소는 보도자료를 통해 VKOSPI를 '공포지수'로 단순 표현하기보다 정식 명칭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거래소는 “특정 시점의 공포를 직접 측정하는 지표가 아니라, 시장 참가자들이 예상하는 미래 가격 변동성을 반영하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30일간 기대 변동성을 지수화한 지표다.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주가 진폭의 크기를 보여준다. 미국의 변동성지수(VIX)와 마찬가지로 급락장에서 상승하는 경향이 있지만, 단기 급등장이나 상방 변동성이 확대될 때도 함께 상승할 수 있어 단순히 ‘공포지수’로 규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변동성을 활용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식 비중이 높은 투자자는 버티는 구간이며, 현금 비중이 높은 투자자는 현 지수대부터 코스피 1만 시대 진입에 대비한 주도주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며 “1차 지지선 8000포인트, 2차 지지선 7700포인트를 염두에 두고 변동성을 활용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