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대위 출범 검토…부분파업 가능성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불성립 결정으로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 정책과 글로벌 경쟁 심화로 완성차 업계의 경영 부담이 커진 가운데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시행에 따른 원·하청 교섭 확대 가능성까지 맞물리면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은 중대 분수령을 맞게 됐다.
2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중노위는 이날 현대차 노조가 신청한 노동쟁의 조정 신청 사건의 조정이 불성립됐다고 밝혔다. 중노위는 "두 차례에 걸쳐 조정회의를 진행하며 노·사간 협의를 지원했으나, 당사자 간 주장의 현격한 차이로 인해 조정안 제시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고 조정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조는 전날 실시한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 가결에 이어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사측과 11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이후 24일 전체 조합원 3만96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찬성 3만4371표(투표자 대비 92.03%)로 가결됐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월 기본급 14만96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 AI 도입에 따른 고용 및 노동조건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미국발 관세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 둔화, 미래차 투자 부담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는 이르면 다음 주 쟁의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향후 투쟁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쟁대위에서는 부분파업과 특근 거부, 잔업 거부 등 구체적인 쟁의 방식과 일정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파업권 확보가 곧바로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 노조는 2023년에도 파업권을 확보한 뒤 교섭을 통해 임단협을 마무리했고, 지난해에는 세 차례 부분파업 이후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올해 협상이 예년보다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 정책과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으로 수익성 방어 부담이 커진 데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과 전동화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 사용자성 인정 범위를 둘러싼 논의가 확대되면서 완성차 업계 노사관계 전반에도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의 파업권 확보는 매년 반복되는 절차지만 올해는 대외 경영환경 악화와 노란봉투법 시행이 맞물린 상황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며 "향후 교섭 결과와 실제 파업 여부가 완성차 업계 전체 임단협 분위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