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前 남양유업 회장 손배소 항소심 시작…기업가치 계산법 공방 "DCF" vs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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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인수 지연으로 손해 발생
한앤코 측 "DCF로 산정" vs 홍원식 측 "주가가 기준"
1심에서는 660억원 배상 판결 나와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2024년 11월 2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남양유업 인수 지연으로 손해가 발생했다며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기업가치 계산 방식을 두고 양측의 공방이 벌어졌다.

서울고법 민사12-2부(함상훈 부장판사)는 24일 한앤코가 홍 전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1심은 오너리스크로 인해 기업가치가 하락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지만, 단순히 오너리스크라고 치부하기에는 시간이 좀 지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불가리스 사태'가 오너리스크로 볼 수 있는지도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양측은 기업 가치 산정 방식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한앤코 측은 남양유업의 시장점유율 하락과 영업이익 감소 등을 토대로 현금흐름할인법(DCF) 방식으로 손해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홍 전 회장 측은 "한앤코 측의 DCF 방식에 하자가 있다"며 "'주가'로 기업 가치를 따져야 한다"고 맞섰다. 홍 전 회장 측은 "한앤코 측은 하락한 시장 점유율이 계속적으로 유지되는 상태를 상정해 과도한 손해액이 산정됐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날 양측 주장 검토를 위해 국내 우유 시장 4개 기업의 영업 상황, 자산 가치 변동 여부 등을 볼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또한 한앤코 내부의 재무, 세무 관련 컨설팅 보고서도 내라고 명했다.

재판부는 "사건 발생 당시부터 지금까지의 기업 가치가 어떻게 변동됐는지 보고 싶다"며 "사적으로 회계법인에 의뢰한 자료는 큰 의미가 없어서 공식적인 재무제표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다음 변론기일을 9월 2일 오후 5시 30분으로 지정했다.

이번 소송은 2021년 5월 체결된 남양유업 주식매매계약(SPA)이 홍 전 회장의 계약 해지로 파행을 겪으면서 시작됐다. 홍 전 회장 일가는 보유 지분 약 52.63%를 한앤코에 3107억원 가량에 넘기기로 했지만, 같은 해 7월 고문 위촉과 보수 지급, 임원 예우 등 합의 사항이 이행되지 않았다며 계약을 취소했다.

한앤코는 이 해지가 무효라며 계약대로 주식을 넘기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1·2심과 대법원까지 모두 승소했다. 한앤코는 2024년 1월 남양유업 지분을 최종 인수했고, 같은 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추천 이사 선임안을 통과시키며 33개월 만에 경영권을 행사했다.

한앤코는 SPA 이행 지연 기간 남양유업의 현금성 자산이 약 700억원 이상 감소하는 등 기업 가치가 크게 훼손됐다며 홍 전 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광고비와 운영비 통제가 이뤄지지 않아 영업손실이 누적됐고, 그 책임이 홍 전 회장 측에 있다는 취지다. 반면 홍 전 회장 측은 남양유업의 실적 부진은 식품업계 전반의 침체 때문이며, 지연 기간의 비용 지출은 통상적 경영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홍 전 회장 측에 "660억원 상당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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