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계정대 9.5조…충당금도 2.7조로 확대

부동산신탁사들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개선되면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다만 신탁계정대와 대손충당금 규모가 오히려 늘면서 업황 회복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부동산신탁업계에 따르면 14개 신탁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7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3억원보다 41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57억원에서 869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주요 신탁사들이 흑자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무궁화신탁은 지난해 1분기 60억원의 당기순손실에서 올해 1분기 105억원 순이익으로 전환했다. 코리아신탁도 28억원 순손실에서 84억원 순이익으로 돌아섰다. 교보자산신탁은 지난해 1분기 499억원 순손실에서 올해 62억원 순이익을 냈고, 우리자산신탁도 138억원 순손실에서 45억원 순이익으로 흑자전환했다.
다만 실적 개선세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부 신탁사는 오히려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한국토지신탁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2억원보다 84.2% 감소했다. 한국자산신탁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75.3% 줄어 17억원에 그쳤다. 하나자산신탁은 175억원에서 67억원으로 62.0% 감소했다. 신영부동산신탁(-60.7%), 대신자산신탁(-58.2%), 대한토지신탁(-53.8%) 등도 순이익이 줄었다.
자본 적정성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주요 신탁사 중 대한토지신탁을 제외한 6개사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50%를 넘어섰다. 무궁화신탁의 부채비율은 790.4%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투자부동산신탁 254.7%, 코리아신탁 195.8%, KB부동산신탁 185.3%, 교보자산신탁 152.3% 등으로 나타났다. 업계 전체 자기자본 규모도 2024년 말보다 4424억원 감소했다.
수익성 회복이 더딘 배경에는 부동산 경기 부진이 자리한다. 주력 사업인 토지신탁 신규 수주가 위축된 가운데 기존 사업장도 공정률 상승이 지연되면서 매출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특히 신탁계정대 부담은 더 커졌다. 14개 신탁사의 신탁계정대는 지난해 1분기 7조8548억원에서 올해 1분기 9조4622억원으로 1조6074억원 증가했다. 신탁계정대는 신탁사가 고유계정 자금을 신탁사업장에 빌려준 금액이다. 재무제표상 자산으로 잡히지만,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거나 사업장 분양·매각이 지연되면 회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대손충당금도 늘었다.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은 지난해 1분기 1조9797억원에서 올해 1분기 2조7149억원으로 7352억원 증가했다. 신탁사들이 신탁계정대 회수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 크게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업황 부진은 인력 구조조정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신탁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신탁은 오는 26일까지 일부 정규직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있다. 심의를 거쳐 7월 10일자로 대상자의 퇴직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1분기 흑자로 돌아섰지만, 비용 절감과 조직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평가업계도 부동산신탁업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여윤기·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위축된 수주 현황, 신탁계정대 및 소송 관련 우발부채 부담을 고려할 때 올해도 부동산신탁산업의 사업 및 재무 전망은 비우호적”이라며 “자본력 확보 수준, 사업장 정리 현황과 리스크 관리 수준, 안정적인 사업 기반 확보 여부를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