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관세 여파에 물가 압력 확대
월가 일각 “유가 안정되면 인상 가능성 낮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할 수 있다는 공격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경우 연준이 지난해 시작한 금리 인하 기조를 되돌릴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했다.
22일(현지시간) 경제지 포천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보고서에서 연준이 올해 9월과 10월, 12월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p)씩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이 현실화하면 현재 연 3.50~3.75%인 금리는 연말까지 4.25~4.50%로 높아지게 된다.
BoA는 “기존에는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을 반영해 전망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지난주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정책위원 절반가량이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BoA는 연준이 다음 달에도 금리를 유지한 뒤 9월부터 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BoA는 인플레이션 상황이 연준의 예상보다 악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관세 인상과 공급망 충격,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중시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5월 3.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1년 전보다 약 0.7%p 높은 수준이다.
그러면서 그동안 연준이 관세발 물가 상승을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했지만 최근 잇따른 공급 충격으로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주거비 둔화 효과가 대부분 소진된 반면 서비스 물가 상승세는 여전히 강하다고 지적했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진전에 국제유가가 급락했지만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497%까지 상승하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했다. 투자자들이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23일 아시아증시에서도 이런 불안이 지속해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5% 급락한 6만9788.38로 마감해 7만 선이 깨졌다. 가상자산 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3일 오후 4시 30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1.87% 하락한 6만2930.22달러를 나타냈다.
다만 월가 내부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투자자문사 알파인매크로의 천자오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이란 전쟁 종식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고 임금 상승세도 둔화하고 있다”며 “실제 금리 인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물가 상승 압력은 일시적 충격의 영향이 크다”며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을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