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c D램·4나노 공정 결합…HBM3E 부진 딛고 반격 신호탄
이달 말 누적 매출 12억달러 전망…연말 100억달러 기대

삼성전자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가 양산 4개월 만에 누적 매출 10억달러를 돌파했다. HBM3E(5세대) 시장에서 주도권을 내줬던 삼성전자가 삼성전자가 차세대 HBM4 시장에서는 세계 최초 양산과 최선단 공정 적용을 앞세워 주도권 탈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HBM4 누적 매출은 최근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넘어섰다. 2월 12일 세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현재 공급 확대 속도를 고려하면 이달 말 기준 누적 매출은 12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에는 100억달러(약 15조4000억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HBM4는 엔비디아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에 탑재되는 핵심 메모리다. 업계에서는 HBM4가 향후 AI 반도체 시장의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고 구매주문(PO)을 확보한 뒤 경쟁사보다 먼저 양산에 돌입하며 차세대 시장 선점에 나섰다.
특히 삼성전자는 HBM4 개발 단계부터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기준을 웃도는 성능 확보를 목표로 설정했다. 최선단 10나노급 6세대(1c) D램과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을 업계 최초로 결합해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검증 공정을 활용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최선단 공정을 도입하면서도 양산 초기부터 안정적인 수율과 성능을 확보했다.

HBM4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최대 11.7Gbps로 JEDEC 표준(8Gbps)보다 약 46% 높고, 전작인 HBM3E(9.6Gbps) 대비 약 22% 향상됐다. 단일 스택 기준 메모리 대역폭도 최대 3.3TB/s로 HBM3E보다 약 2.7배 확대됐다. AI 모델 규모가 커질수록 발생하는 데이터 병목 현상을 줄일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HBM4 흥행은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 반등의 신호탄으로도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전체 HBM 매출이 지난해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평택캠퍼스를 중심으로 생산능력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HBM4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 HBM4E(7세대) 샘플을 공급하고 내년에는 고객 맞춤형 커스텀 HBM까지 출시해 AI 메모리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HBM4 흥행은 단순한 매출 확대를 넘어 차세대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 경쟁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HBM4부터는 메모리 업체가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와 함께 베이스 다이(Base DieㆍHBM 맨 아래에 위치한 칩으로 전력·신호를 제어하는 역할)를 공동 설계하는 구조가 확대되면서 메모리 기술력뿐 아니라 파운드리 역량도 중요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을 모두 보유한 만큼 HBM4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HBM3E에서는 SK하이닉스가 앞섰지만 HBM4부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이 다시 원점에서 시작되는 국면”이라며 “특히 엔비디아 루빈 공급망 확보 여부가 향후 AI 메모리 시장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