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케이조선 인수 무산…이호진 ‘조선업 구상’ 재정비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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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 컨소시엄, 우협 문턱 못 넘어…케이조선 인수 최종 무산
수천억원대 운전자금·RG 부담에 발목…조선업 진출 구상 제동
태광 “아직 재도전 논의 이르다”

태광그룹의 케이조선 인수 시도가 결국 무산됐다. 태광산업·오성첨단소재 컨소시엄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단계에서 매각 측과 거래 조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조선업 진출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려던 태광의 구상도 일단 제동이 걸렸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케이조선 매각자인 유암코·KHI 측은 최근 태광산업 컨소시엄에 공개경쟁입찰 절차 종료를 통보했다. 태광산업도 이날 공시를 통해 “매도인 및 매각 주관사와 거래 구조·조건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당사의 제안과 매도인 측 요청사항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매각 주관사로부터 공개경쟁입찰 절차가 종료됐음을 통지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 대상은 유암코와 KHI가 각각 49.79%씩 보유한 케이조선 지분이다. 이번 인수전은 당초 태광산업과 오성첨단소재, 그린하버자산운용이 참여하는 3자 컨소시엄 구도로 추진됐다. 그러나 그린하버자산운용이 이탈하면서 태광산업과 오성첨단소재 중심의 2자 컨소시엄으로 구조가 바뀌었다. 태광산업 컨소시엄은 인수 의향을 갖고 협상을 이어왔고, 매각 측 요구를 반영한 제안서도 제출했지만 최종 성사에는 이르지 못했다.

핵심 쟁점은 인수 이후 조선소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였다. 태광 측은 유암코로부터 “이후 경영계획 등이 실질적으로 부족하다”는 취지의 설명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업은 선박 인도 시점에 대금을 받는 헤비테일 방식이어서 건조 기간 중 막대한 운전자금이 필요하다. 인건비와 자재 구매대금, 기존 차입금 상환 등을 감안하면 1년 운영에만 수천억원대 자금이 들어간다는 게 현장 설명이다.

케이조선 측 관계자는 “운영자금 마련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겠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 같다”며 “현재 컨소시엄 구조로는 원활한 자금 조달이 어렵다고 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선수금환급보증(RG) 확보와 신용보강 부담도 새 대주주가 감당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유암코 측의 불투명한 매각 절차도 논란이다. 케이조선 노조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부터 매각 절차가 진행됐지만 유암코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며 매각 진행 상황 공개를 요구했다. 노조는 “노동자와 지역사회는 소문만 듣고 미래를 짐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노동자들의 삶이 걸린 문제를 밀실에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실제 유암코는 매각 무산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유암코 관계자는 구체적인 통보 시점과 탈락 사유, 컨소시엄 구성 변화 등에 대해 “답변이 어렵다”고 밝혔다. 불투명한 정보 공개가 현장 불안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이번 무산이 태광의 최종 철수를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오래전부터 조선업 진출에 관심을 보여온 데다가, 유암코가 매각 의사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매각 공고를 내면 태광이 자금력 있는 파트너를 보강해 재신청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요는 배경이다. 태광 관계자는 재도전 가능성에 대해 “아직 그쪽에서 재매각 방침이나 방식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한다고 말하기는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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