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안 유력 거론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 강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과거 보유세 강화가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만큼 우려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추진이 불가피하다면 공급 확대와 거래세 완화를 함께 추진해야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22일 관가 등에 따르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반도체 기업 호실적으로 늘어난 유동성이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7월 세제 개편안에 보유세 강화 방안을 담을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시사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도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의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며 "서구 선진국 수준의 보유 부담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공시가격에 적용하는 비율로, 현행 60%에서 80%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이 가능해 추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종합부동산세 중과 대상을 현행 3주택 이상 보유자에서 규제지역 2주택자로 확대하거나, 초고가 1주택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이들 방안은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실제 추진까지는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여러 인상 시나리오가 언급되는 가운데 문제는 보유세 인상만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보유세 강화 정책을 강하게 추진했던 문재인 정부에서도 다주택자 세 부담을 높인 2018년 9·13 대책과 2020년 7·10 대책 이후 집값이 일시적으로 조정받는 모습을 보였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 흐름을 꺾지 못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 평당 2138만원에서 임기 중반 이후인 2021년 1월 3803만원으로 78% 상승했다. 같은 기간 30평형 아파트 가격은 6억4000만원에서 11억4000만원으로 뛰었다.
이에 따라 이번 정부의 보유세 인상 역시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크게 늘려 집값을 안정시키는 결정적 수단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 부담을 우려한 일부 다주택자는 이미 자산을 정리했을 가능성이 크고, 추가적인 보유세 인상이 이뤄지더라도 매물 증가는 지방 아파트나 빌라, 수도권 외곽 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수요가 몰리는 핵심 지역의 매물 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보유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실질적인 수급 안정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공급 확대와 거래세 완화가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는 "보유세 인상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매물이 늘어날 수 있지만 수요가 집중된 지역은 여전히 공급 부족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지역별 수급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공급 대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는 임대 물량이 부족해 보유세 인상에 따른 부담이 임차시장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며 "보유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거래세 인하를 함께 추진해 시장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