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유일의 토종 앱마켓인 ‘원스토어’가 결국 넥써쓰의 품에 안겼다. 과거 ‘몸값 1조원’을 공언하며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던 원스토어가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출범 10년 만에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 것이다. 이번 인수를 주도한 장현국 넥써쓰 대표는 구글과 애플이 양분한 글로벌 앱마켓 시장에서 원스토어를 단순한 애플리케이션(앱) 유통 창구를 넘어 블록체인과 AI를 결합한 글로벌 게임 허브로 탈바꿈하겠다는 구상이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써쓰는 원스토어 주식 2024만 7990주(지분율 89.03%)를 약 626억원에 양수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각각 SK스퀘어(45.78%), 네이버(24.06%), 스틸넘버원제일차(17.02%), 크래프톤(2.17%) 등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기존 주주들의 완전한 엑시트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 거래를 통해 SK스퀘어와 네이버, 크래프톤 등은 넥써쓰의 전략적 투자자(SI)로 잔류하기로 뜻을 모았다. 기존 대기업 주주들과의 전략적 동맹을 바탕으로 글로벌 성장 전략을 본격 추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장 대표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완전한 형태의 웹3 게임을 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글로벌 시장에는 사실상 웹3 게임 전문 스토어가 비어 있는 상태여서 원스토어를 웹3 게임 스토어로 포지셔닝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웹3 게임의 유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원스토어를 웹3 게임 전용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해 내수 한계를 딛고 글로벌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넥써쓰는 원스토어의 결제 인프라와 자사 블록체인 사업을 결합해 통합 유통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장 대표는 원스토어 인수를 게이밍 플랫폼을 AI와 블록체인으로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장의 평가가 밝지만은 않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넥써쓰가 더 큰 규모의 회사를 품는 것과 관련해 우려가 나온다. 이번 인수 금액은 넥써쓰 총자산의 약 85%, 자기자본 대비로는 약 164% 수준이다. 원스토어의 자본총계는 약 997억원으로 넥써쓰(약 300억원)의 3배가 넘는다. 이에 넥써쓰는 이번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약 395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212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외부 자금 조달을 통해 인수 자금은 맞췄으나 넥써쓰가 원스토어와 시너지를 내고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할 경우 대규모 자금 조달에 따른 주주 가치 희석 부담만 남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는 1717만주로, 증자 전 발행 주식 총수(6411만주)의 약 27%에 달한다.
국내의 규제 장벽과 취약한 해외 인프라도 넘어야 할 산이다. 현행법상 국내 시장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의 유통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해외 시장 개척이 강제되는 구조다. 그러나 현재 원스토어의 매출 구조는 내수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과거 설립했던 해외 법인을 모두 청산한 데다 현재 가동 중인 대만 사업은 현지 퍼블리셔에 의존하는 형태에 머물고 있다. 결국 넥써쓰가 글로벌 유통망과 현지 파트너십을 밑바닥부터 재구축해야 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품을 떠난 원스토어가 웹3라는 전례 없는 정체성을 입고 글로벌 영토 확장에 성공할지가 넥써쓰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