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가격 인상 불가피”…애플, AI發 메모리 대란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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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에 한 번 올법한 홍수 같아…40년 경력서 처음”
메모리 가격, 올해 4배 폭등…애플도 확보 어려움
비용 증가분, 소비자 전가 시 가격 270달러↑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코퍼티노에서 열린 월드와이드개발자컨퍼런스(WWDC)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쿠퍼티노(미국)/로이터연합뉴스)
애플이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메모리·스토리지 반도체 가격 급등 여파로 자사 제품의 가격 인상을 추진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안타깝게도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다. 우리가 직면한 급격한 비용 상승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고객에게 부담을 전가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더는 지속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격 인상 시점과 인상 폭, 대상 제품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가격 인상의 배경은 AI 열풍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이다. 메모리 및 스토리지용 반도체는 스마트폰·노트북·게임기·의료기기·자동차 등 대다수 전자 기기에 탑재된 주요 부품이지만 현재 AI 서버가 이러한 칩을 급속도로 대량 소비하고 있다. 올해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메타·아마존이 설비 투자 예산을 대폭 증액하겠다고 잇따라 발표한 이후 메모리 및 스토리지 반도체 가격은 모두 네 배로 치솟았다. IBM과 컴팩, 애플을 거치며 장기간 전자제품 공급망 분야에 몸담아온 쿡 CEO는 최근 반년간 나타난 국제 상품 가격의 급등세가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100년에 한 번 올 법한 홍수 같다”며 “40년 이상의 경력 동안 어떠한 분야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본 적이 없다”고 한탄했다.

현재 애플만큼의 자금력과 영향력을 자랑하는 기업조차도 공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플이 이익률을 유지하려면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사기관 테크인사이트에 따르면 이익률을 유지한 채 비용 증가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 차세대 아이폰 프로 모델의 가격은 약 270달러(약 41만원) 인상될 전망이다.

쿡 CEO는 “메모리와 스토리지 반도체 가격 모두 회사에 있어 문제”라면서 “특히 디램(DRAM) 시장에서 AI 서버에 사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 할당되는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용 기기 수요가 왕성함에도 공급이 제한돼 있어 메모리 업체들이 큰 폭의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소비자용 제품의 메모리 가격과 공급 체계가 적정한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결국은 거기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애플이 보유 자금과 반도체 기술을 활용해 메모리나 스토리지 전용 공장을 건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우리도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가 잘하는 분야를 잘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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