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상증법상 보충적 평가액 근거 산정…자본 효율화 차원”

아이에스지주그룹 오너가(家) 2세 소유의 계열사인 일신홀딩스가 9년 동안 이어온 무배당 기조를 깨고 특정 주주만을 대상으로 한 차등 유상감자를 단행했다. 최대주주를 제외하고 오너가 차녀인 권지혜 대표의 지분만 소각해 12억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수년 전 지주사 지분 확보 등 그룹 차원의 구조개편이 완료된 상태에서 이뤄진 핀포인트 자금 집행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신홀딩스는 최근 보통주 238주를 소각하는 주주별 차등 유상감자를 결정했다. 이번 감자의 전체 지급 대금은 12억원 규모다.
특히 이번에 책정된 주당 매수가격 511만원은 회사의 주당순자산가치(BPS)인 272만원을 크게 웃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자본총계를 총 발행주식수로 나눈 장부상 주당 가치보다 오너 2세의 주식을 더 비싸게 사들인 셈이다. 액면가인 1만원과 비교하면 511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그룹 관계자는 “감자 주식의 매수 단가는 비상장주식에 대한 상속세및증여세법(상증법)이 정한 보충적평가방법에 근거해 외부회계법인에 의뢰해서 매수가액을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보충적평가방법은 시가(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등)를 알 수 없는 비상장주식의 가치를 평가할 때 쓰는 국세청의 강제 기준이다. 이 평가는 크게 순손익가치(수익성)와 순자산가치(자산성)를 3대 2로 가중평균해 구한다. 기본 구조는 회사가 앞으로 벌어들일 돈(순손익)과 현재 가진 재산(순자산)을 융합해 셈한다.
이번 거래는 지분 70%를 보유한 최대주주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부회장은 감자 대상에서 제외되고, 지분 30%를 가진 2대주주 권지혜 내일을사는사람들 대표의 주식만 소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일신홀딩스의 법인 자금 12억원이 권지혜 주주에게 지급된다. 일신홀딩스가 주주에게 현금을 돌려준 것은 인적분할 전인 2017년 결산 배당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줄곧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일신홀딩스가 배당을 하는 대신 최대주주의 세금 부담을 고려해 차등 유상감자 방식을 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일신홀딩스는 비상장 경영자문회사이나 내부에 축적된 재무 체력은 대기업 계열사 수준이다. 2025년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자산총계는 2040억원이며, 사내에 쌓아둔 미처분이익잉여금은 1791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자금력은 과거 아이에스건설 시절 거둔 분양 성과에서 비롯됐다. 2005년 설립된 이 회사는 울산 호계매곡지구, 창원자은지구 등에서 ‘에일린의 뜰’ 아파트 시행ㆍ분양 사업을 대거 성공시키며 분양수익을 올렸다. 2017년 한 해에만 순이익 947억원을 기록하며 오너 2세들의 핵심 자금줄로 성장했다.
이후 회사는 2018년 12월 건설사업부를 인적분할해 그룹 지주사인 아이에스지주와 합병시키는 구조개편을 단행했다. 이 과정을 거치며 권민석, 권지혜 남매는 그룹 최상단 지주사인 아이에스지주의 지분을 직접 확보했다. 현재 권 부회장은 27.10%, 권 대표는 지주사 지분 11.62%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권 대표는 독자적으로 지배하는 개인 회사인 골프장 운영업체 오션디앤씨 지분 100%를 쥐고 있다. 아울러 입주 청소 중개 플랫폼인 내일을사는사람들의 대표이사이자 지분 71.25%를 가진 대주주이기도 하다.
그룹 차원의 지분 정리가 완료된 상태에서 이뤄진 자금 집행인 만큼, 자본시장에서는 권 대표의 내일을사는사람들이나 오션디앤씨 등 독자 운영 중인 회사의 자본 확충이나 개인 유동성 확보 차원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룹 관계자는 “일신홀딩스의 투자사업 등으로 늘어난 자본 규모의 일부 조정을 통한 자본 효율화와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해당 주주의 승인하에 진행했다”며 “이후 예정된 추가 감자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