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북항 재개발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환승센터 개발 사업이 공공성 논란 끝에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부산항만공사(BPA)가 지구단위계획 위반 논란을 빚고 있는 사업자 측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내면서 계약해지 가능성까지 현실화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12일 북항 재개발지구 C-1블록 환승센터 사업자인 PQ건설이 공공성 확보를 위한 설계 변경 확약서를 오는 15일까지 제출하지 않을 경우 16일 토지매매계약 해지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부산역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을 연결하는 북항 재개발의 핵심 거점사업이다. BPA는 지난 2016년 C-1블록 2만5714㎡ 부지를 매각하고 환승·집객 기능을 갖춘 복합환승센터 조성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사업자는 공사 과정에서 지구단위계획을 위반한 설계 변경을 진행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논란의 핵심은 공공보행통로 높이다. 북항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은 부산역과 문화공원을 연결하는 보행데크를 동일 높이로 조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자는 지난 2024년 2월께 설계를 변경해 공공보행로에 약 3.3m의 단차를 두는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했다.
이 경우 부산역을 나서자마자 펼쳐지는 부산항과 부산항대교 조망이 차단되고, 노약자와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보행 편의도 크게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BPA는 2024년 11월 건축변경허가 협의 과정에서 해당 사실을 확인한 뒤 관계기관과 사업자 측에 수차례 시정을 요구했다. 특히 하부 공사 부분만이라도 조정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사업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지연 문제도 겹쳤다. 환승센터는 당초 지난해 5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개발기한이 7차례나 연장됐다. BPA에 따르면 사업자는 현재까지 약 29억 원 규모의 지연배상금도 납부하지 않은 상태다.
BPA는 설계 변경 문제뿐 아니라 개발기한 연장, 지연배상금 미납 등 누적된 계약 위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계약해지 여부를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북항 재개발 공공보행통로는 시민과 관광객이 부산항의 상징적인 경관을 즐기며 이동하는 관문 공간”이라며 “북항을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재개발 사업의 핵심 가치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북항 재개발지구가 위치한 부산 동구를 지역구로 둔 곽규택 의원은 지난 11일 “사업자가 계약상 의무와 공공적 책임을 외면한 채 공사만 강행하고 있다”며 “부산항만공사는 계약해지를 포함한 모든 조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환승센터 사업은 추진 초기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당초 환승·집객 기능 중심의 복합개발 사업으로 출발했지만 사업 과정에서 생활형숙박시설을 거쳐 오피스텔 중심 개발로 방향이 바뀌면서 북항 재개발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업계에서는 BPA가 실제 계약해지에 나설 경우 북항 재개발 역사상 가장 강도 높은 공공성 확보 조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15일까지 사업자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