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먹는 시간' 생겼다…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란? [북중미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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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11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 도중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시간에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물 먹는 시간’이 생겼다. 전·후반 중간에 각각 3분씩 경기를 멈추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Hydration break)’가 모든 경기에 적용되면서, 12일(이하 한국시간) 열리는 한국과 체코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도 이전 월드컵과 다른 흐름이 펼쳐질 전망이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말 그대로 선수들이 수분을 보충하는 시간을 뜻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전반과 후반 중간, 대략 각 하프 22분 무렵 경기가 멈추고 선수들에게 약 3분간 물을 마시며 숨을 고를 시간이 주어진다. 기존 월드컵이 전·후반 45분의 흐름으로 진행됐다면, 이번 대회는 사실상 전반 전반부·전반 후반부·후반 전반부·후반 후반부처럼 네 구간으로 나뉘는 셈이다.

가장 큰 명분은 선수 보호다. 이번 월드컵은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에서 6~7월 열리고, 개최 도시별 기온과 습도, 고도 차이가 크다. 일부 지역은 무더위와 강한 햇볕이 예상되고, 멕시코 일부 경기장은 고지대에 있어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더 클 수 있다. 이에 따라 FIFA는 날씨나 경기장 지붕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경기에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적용하기로 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의 첫 경기인 체코전에서도 이 제도는 바로 적용된다. 한국은 이날 오전 11시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체코와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른다. 경기 시간은 현지 기준 저녁이지만, 과달라하라가 해발 약 1600m의 고지대라는 점에서 호흡과 체력 관리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6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보스니아와 파나마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전반 도중, 경기장 전광판에 높은 기온으로 인한 선수들의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안내되고 있다. (AP/연합뉴스)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과달라하라에 대해 “우리로 얘기하면 설악산 꼭대기에다가 경기장 지어놓고 뛴다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지대에서는 “선수들이 피로에 대한 부분이라든지 호흡에 대한 부분이라든지 이런 게 좀 다르다”며 공도 “더 멀리, 빠르게 날아간다”고 짚었다.

이런 환경에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한국 선수들에게 중요한 숨 고르기 시간이 될 수 있다.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등 공격진은 빠른 전환과 침투를 반복해야 하고, 김민재를 중심으로 한 수비진은 장신 선수가 많은 체코의 크로스와 세트피스를 막아야 한다. 전·후반 중간에 주어지는 3분은 단순히 물을 마시는 시간이 아니라, 체력 회복과 수비 위치 조정, 세트피스 대응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감독의 역할도 커진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동안 선수들은 벤치 쪽으로 모여 지시를 들을 수 있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이를 두고 “쉬는 동안이 마치 작전 타임처럼 쓸 수 있는 것”이라며 이번 대회에서는 감독이 경기 중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체코전의 관전 포인트도 여기에 있다. 체코는 평균 신장이 큰 팀으로, 수비적으로 버티다가 코너킥이나 프리킥 같은 세트피스에서 높이를 활용하는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이 경기를 주도하더라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 흐름이 끊기거나, 반대로 벤치 지시를 통해 공격 방향을 바꾸는 장면이 나올 수 있다.

기존에도 축구 경기에서 물을 마시는 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과거에는 기온과 습도 등 특정 조건이 충족될 때 심판 판단에 따라 쿨링 브레이크가 운영되는 방식에 가까웠다. 이번 월드컵은 조건부가 아니라 모든 경기에서 전·후반 한 차례씩 들어간다는 점이 다르다.

상업화 논란도 따라붙는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선수 보호를 위한 장치라는 설명과 별개로, 이 시간이 방송 광고 시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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