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자산 불평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일부 정보기술(IT) 업종에 치우친 이른바 'K자 성장'에 소득 불평등마저 커지면서 무주택 청년층의 설 자리가 좁아진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11일 우리 경제 가계 양극화의 실태와 파급 영향 제하의 BOK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발 가계 자산 격차가 확대되면서 2017년 0.58대였던 순자산 지니계수가 지난해 0.625까지 상승했다"면서 "최근 우리 경제가 자산 격차 심화와 소득 격차 재확대가 맞물린 '복합 양극화' 상황에 직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재호 한은 조사국 차장은 "과거에는 정규직·비정규직 등 고용 형태에 따라 주로 나타나던 임금 격차가 이제는 산업 간에 부각되는 점이 최근 소득 양극화의 특징적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기술 확산도 저소득층과 경력이 적은 청년층의 업무를 대체하면서 소득 격차를 벌리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자체 설문에 따르면 소득 분위가 낮고 연령대가 어릴수록 자신의 업무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 출시 이후 연령별 취업자 수를 보더라도 청년층 고용은 빠르게 감소한 반면 50대 고용은 오히려 증가했다.
한은은 특히 이 같은 자산 양극화 상황에서 AI 확산 등으로 소득 격차 확대까지 맞물리면서 무주택·청년층의 경제적 위상은 크게 하락 중이라고 지적했다.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순자산과 소득 모두 1분위(하위 20%)인 가구 중 20∼30대 청년의 비중은 2020년 7.9%에서 2025년 15.2%로 두 배 가까이로 상승했다.
문제는 자산·소득 양극화가 확대될수록 경제 전체의 생산성이 하락해 우리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한은 연구 결과 상위 10%의 자산점유율이 1%포인트(p) 상승할 경우 2년 뒤 총요소생산성이 0.16%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대적으로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과 청년 가계 경제활동 여력이 줄어들면서 경제 전체의 내수 활력도 저하 시킬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이러한 복합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동산 중심의 가계 자산구조를 개선하고 생산적 부문으로 가계 자금을 유도해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차장은 "기술 발전의 성과가 경제 전반에 확산할 수 있도록 재분배 체계를 재설계하고 기술 대체 위험이 큰 직군 근로자를 대상으로 직업훈련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또 IT 부문 성과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경우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포함한 국내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조선·방산·원전 등 비IT 핵심 산업 투자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