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전환 지역 전통시장 타격 없어…데이터 바탕으로 상생 해법 재검토”

유통업계의 오랜 아킬레스건이었던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가 전면적인 재검토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주말 쇼핑이 필수적인 맞벌이 가구의 소비 패턴 변화와 새벽배송 플랫폼의 급성장 등 변화된 유통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는 과거의 규제가 오히려 시장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이 정부 고위 관계자 입에서 직접 나왔다.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현 유통 시장 구조를 전형적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규정했다.
박 부위원장은 "대형마트엔 주말 영업을 제한하면서 새벽배송 플랫폼엔 아무런 규제가 없다"며 "쿠팡과 마켓컬리는 365일 24시간 영업하고, 대형마트는 한 달에 두 번 문을 닫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규제가 전통시장을 살린 게 아니라 규제 사각지대의 온라인 플랫폼과 새벽배송 업체들을 키운 셈이 됐다"며 최근 시장에서는 "'대형마트 규제가 쿠팡만 키웠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려 했는데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는 이야기가 부쩍 들린다"고 전했다.
박 부위원장은 특히 정책의 실효성을 지적하며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는 도입 당시 선의가 있었지만, 정책은 선의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장은 변했고 소비자의 행동 방식은 진화했으며, 유통 환경은 10여 년 전과 전혀 달라졌다"며 "제도만 과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소비 패턴의 변화에 대해 "주말이 사실상 유일한 장보기 시간인 맞벌이 가구의 소비는 오프라인 마트가 문을 닫으면 전통시장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향한다"며 현행 규제의 모순을 짚었다.
국책연구기관의 실증적 데이터 역시 이 같은 규제 완화론에 힘을 싣고 있다. 박 부위원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을 들어 "의무 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지역에서 전통시장 매출이 감소했다는 증거는 없었다"며 "오프라인의 문을 열어두는 것이 지역 상권 전체에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아가 "이런 방식의 의무휴업 규제는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예외적 제도로, 효과마저 불분명하다면 재검토 이유는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향후 규제의 기계적 존치보다는 철저한 현장 목소리와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통 산업 전반의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에 집중할 방침이다.
박 부위원장은 "대형마트 규제의 합리적 조정과 전통시장·골목상권 육성 정책이 대립적이지 않다"며 "해법은 현실에 맞는 규제 합리화와 더 실질적인 상생 지원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장 목소리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책임 있게 따져보겠다"며 고도화된 소비 여건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규제 조정안을 도출하는 데 정책 역량을 모으겠다는 구상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