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 셀러, 배송·마케팅 등 초기 부담 없이 중국 시장 진출 혜택
11번가 전문관에 K뷰티·건기식 등 350여개 브랜드 상품 입점
2019년 중단한 역직구 사업 재진출⋯해외 성장 전략 강화

박현수 대표가 이끄는 국내 토종 이커머스 11번가가 해외 직접 판매(역직구) 사업 확대를 통한 재도약 발판 마련에 분주하다. 지난해 4월 취임한 박 대표는 최근 아마존 직구 사업을 종료한 대신 중국 시장을 겨냥한 역직구 사업을 확대하며 수익성 중심 경영을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최근 중국 징둥닷컴의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둥월드와이드'에 '11번가 전문관'을 개설하고 중국 역직구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로써 11번가 판매자(셀러)들은 배송, 마케팅 등 초기 비용 부담 없이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연간 활성 소비자 수 7억명 이상을 보유한 징둥닷컴이라는 거대한 판로를 얻은 셈이다.
징둥닷컴 11번가 전문관에는 중국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K뷰티 브랜드를 중심으로 가공식품, 건강기능식품, 패션, 리빙, 유아용품 등 350여개 브랜드 상품이 입점해 있다.
11번가의 징둥닷컴 진출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맞물려 있다. 앞서 11번가는 2021년부터 운영해 온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서비스를 이달 30일 종료하고 아마존과의 파트너십을 마무리한다. 해외 직구 사업을 접는 대신 역직구 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적 전환을 꾀한 것이다.
11번가가 아마존과 협업할 때만 해도 해외 직구는 이커머스업계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혔다. 해외 상품을 국내 소비자들이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었기 때문.
하지만 최근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C커머스)가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해외 상품 중개 모델의 경쟁력이 약화됐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해외 직구 가격 부담까지 더해져 소비자 수요도 예전보다 현저히 줄었다.
반면 역직구 시장은 성장세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4월 국내 전자상거래 수출액은 2억2458만달러였다. 전자상거래 수출 통계 집계 이후 월간 수출액이 2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 동기(1억2688만달러) 대비 77% 증가한 수치다.
올해 1~4월 누적 전자상거래 수출액도 6억6035만달러로 전년 동기(4억3174만달러)보다 53% 늘었다. K뷰티와 K푸드, K패션에 대한 해외 수요 확대와 고환율에 따른 가격 경쟁력 덕분에 역직구가 늘어난 것이다.

11번가의 중국 역직구 사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18년 징둥닷컴에 입점해 역직구를 시도했지만 이듬해 사업을 중단했다. 이후 국내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고, 최근 역직구 시장 성장성에 주목해 다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이커머스업계도 잇달아 역직구에 나서는 모습이다. 무신사는 최근 중국 최대 해외직구 플랫폼 티몰 글로벌에 공식 스토어를 열었고, G마켓은 글로벌 판매 채널 확대를 통해 역직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11번가의 중국 역직구 사업 확대가 박 대표 체제의 성장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본다. 국내에선 여전히 쿠팡의 독주가 굳건하고 C커머스 공세까지 거세지는 만큼 해외 시장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것이다.
11번가는 올해 1분기 매출이 9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지만 영업손실은 19%, 당기순손실은 27% 각각 감소했다. 다만 올해 1분기까지 12개 분기 연속 손실 규모를 축소,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역직구를 통해 수익성을 더 꾀할 것으로 보인다.
11번가는 셀러 생태계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4월부터 이달 30일까지 '셀러 추천 가입 프로모션'을 진행, 신규 판매자 유치에 나섰다. 기존 셀러가 신규 셀러를 추천해 판매가 발생하면 양측 모두에게 포인트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셀러들의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의 독주와 C커머스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한계는 분명하다"며 "박현수 대표가 취임 첫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역직구와 판매자 생태계 확대를 통해 11번가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단계"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