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호우 앞둔 농촌…저수지·배수장 ‘사전 방어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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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공사, 홍수기 앞두고 상습 침수지역·수리시설 점검
수리시설 개보수 3043억원 투입…상습 침수 293지구 배수능력 확충
6~7월 강수량 많을 전망에 AI 예·경보·수위 예측으로 선제 대응

▲김인중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본격적인 홍수기를 앞두고 상습 침수 피해지역과 주요 수리시설물을 점검하며 풍수해 대응 태세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농어촌공사)

극한호우가 농촌의 반복적인 재해 위험으로 굳어지면서 홍수기 대응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처럼 침수 뒤 복구에 나서는 방식으로는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를 막기 어렵기 때문이다. 6~7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농어촌공사는 저수지 수위 조절, 배수장 가동 점검, 배수로 정비를 앞당기며 농경지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사전 방어에 들어갔다.

10일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김인중 농어촌공사 사장은 본격적인 홍수기를 앞두고 경기, 충청, 전라, 경상권의 주요 수리시설과 상습 침수 피해지역을 잇달아 점검했다. 1일 풍수해 대비 추진 상황 점검 회의를 시작으로 전북 익산시 망성면, 경기 평택 내천2지구, 경북 왕신저수지, 충남 석우배수장 등을 찾아 배수장 가동 상태와 저수지 안전관리 현황, 사업 추진 상황을 살폈다.

올해 재해 대응의 무게는 ‘예방’에 실려 있다. 기상청은 올여름 6~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6~7월 강수량도 대체로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인도양과 북태평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 영향으로 남쪽의 다습한 공기 유입이 강화될 수 있고,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 위치에 따라 강수 지역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번에 많은 비가 좁은 지역에 쏟아지는 흐름이 반복되면 농경지 배수능력이 곧 피해 규모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

농촌 현장은 이미 극한호우의 부담을 겪어왔다. 2023년 장마 기간에는 평년의 약 2배에 달하는 비가 내렸고, 2024년 7월 전북 군산 어청도에서는 1시간 146㎜의 기록적인 호우가 관측됐다. 이런 강우 패턴에서는 기존 배수시설이 설치된 농경지에서도 침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단순 순찰보다 저수지 수위 조절, 배수장 가동 점검, 배수로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농어촌공사는 ‘예방-대비-대응-복구’로 이어지는 재난관리 체계를 가동한다. 예방 단계에서는 정밀안전진단과 정밀안전점검으로 취약 시설을 찾아 개보수하고, 대비 단계에서는 저수지별 관리 수위를 정해 농업용수 공급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홍수 저류 공간을 확보한다. 호우가 예상되면 기상 상황과 저수지 수위, 배수장 가동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면 긴급대응팀을 투입한다.

AI를 활용한 홍수 예·경보 체계도 이번 홍수기 대응의 한 축이다. 농어촌공사는 수위 예측 모델을 통해 위험수위 도달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지방정부 등 관계기관에 정보를 전파한다. 사전에 마련한 비상대처계획(EAP)에 따라 주민 대피를 지원하고, 시설물 피해가 발생하면 응급 복구와 항구 복구를 병행해 후속 호우에 따른 2차 피해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시설 투자도 병행된다. 농어촌공사는 올해 수리시설개보수사업에 3043억원을 투입해 저수지와 양·배수장 등 노후 시설물 316지구의 보수·보강을 추진하고 있다. 상습 침수 구역에는 양수기를 추가 설치하고 배수로 4648km를 정비해 물 빠짐 능력을 높인다. 노후 펌프를 교체하고 배수장 전기시설을 고지대로 옮겨 침수로 배수장 가동이 멈추는 상황도 줄일 계획이다.

배수개선사업에는 더 큰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다. 농어촌공사는 6436억원을 들여 전국 상습 침수 구역 293지구에 배수장, 배수문, 배수로 등 배수시설을 설치 중이다. 이 가운데 배수장 22개소와 배수문 26개소는 홍수기에 맞춰 조기 가동한다. 지난해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배수장도 홍수기 전 복구를 마무리해 반복 피해를 막겠다는 구상이다.

김 사장은 전북 익산 현장에서 “집중호우에 대응하려면 재난관리 체계가 선제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예방 중심의 재난 대응이 현장에서 빈틈없이 이행되도록 해 농어민과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기후 위기로 재난 양상이 복잡해지는 만큼, 재난관리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농업기반시설 투자를 확대해 ‘예방 중심의 재난 대응체계’를 확고히 정착시키겠다”며 “선제적이고 과학적인 재난 대응으로 풍수해 피해를 예방하고, 농어민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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