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환율·채권금리 뉴노멀 “고공행진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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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고용 서프라이즈에 연준·한은 긴축 부각..중동 확전 우려도 영향
환율 1560~1570원·국고3년 금리 4% 돌파 열어둬야

▲급락장에 코스피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8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과 채권금리가 동반 급등(원화·채권 약세)해 패닉장을 연출했다. 미국의 깜짝 고용 호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긴축 우려가 부각된 데다, 중동전쟁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이에 대응해 한국은행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8일 오후 2시10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장대비(오후 3시30분 종기기준) 9.45원(0.61%) 오른 1548.55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에는 1555.2원까지 치솟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10일(장중기준 1561.0원) 이후 17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장내 채권시장에서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5.2bp 오른 3.932%로 2023년 11월3일(종가기준 3.949%) 이후 2년7개월만에 최고치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6.6bp 올라 4.318%를 보이고 있다. 장중 한때 10bp 가까이 오르기도 했었다.

패닉장의 직접적인 계기는 미국 고용지표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비농업부문 고용(넌팜)은 전월보다 17만2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8만8000명을 크게 웃돌았다. 물가 상승 와중에 고용 호조까지 겹치면서 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실제 밤사이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하루 만에 9.85bp 급등한 4.1385%를 기록하며 1년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가늠해볼 수 있는 달러인덱스도 두달만에 100선을 회복했다.

재점화된 중동 리스크도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이스라엘도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시장 불안심리가 확대됐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이 강하게 나오면서 긴가민가하던 연준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장이 본격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긴급 대응에 나섰다. 주말사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과도한 환율 변동성과 일방향 쏠림 현상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투기적 거래와 시장교란 행위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8일 수치는 오후 2시10분 현재 기준 (금융투자협회, 체크)
◇ 반도체 호황인데 환율 급등…무너진 기존 공식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 개입만으로 추세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번 환율 상승이 과거와 달리 기존 설명 모델로 해석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문홍철 DB증권 연구원은 “수출 증가율, 한미 성장률 격차, 한미 금리차와 환율간 관계가 최근 들어 크게 약화됐다”며 “기존 환율 모델로는 현재의 환율 수준을 설명하기 어렵다. 지금은 중동전쟁과 에너지 리스크, 지정학적 요인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석유수입국 통화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이란 관련 협상이 가시화되지 않는 한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대미 투자 확대에 따른 구조적 달러 수요까지 감안하면 1500원대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새로운 뉴노멀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2022년 이후 환율 추세대가 상향 움직임이다. 대미 투자가 본격화할 경우 1600원대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고공행진 환율·최종금리 상향 우려…채권금리 눈높이 상향
채권시장도 사실상 환율을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다. 원화 약세가 수입물가 상승과 기대인플레이션 확대를 통해 한은 긴축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한은 금리 경로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현재 시장은 연내 두 차례 이상 인상을 반영하고 있고, 최종금리도 3.25% 이상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4.05%와 4.50%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도 “환율이 1550원을 돌파한 상황 자체가 시장의 가장 큰 우려 요인”이라며 “환율안정이나 물가 둔화 신호가 확인되기 전까지 금리 상승 압력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고채 3년물은 4.1% 수준까지도 열어둬야 한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조기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김진욱 씨티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원화 약세가 심화될 경우 한은은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한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올해 7월과 10월, 내년 1월과 4월 등 총 네 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해 최종금리가 3.50%까지 오를 것이라는 기존 전망은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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