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여자축구가 국제 무대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며 세계 축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여자축구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평양 연고의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지난달 한국 수원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에서 일본 도쿄 베르디 벨레자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북한은 또 U-17·U-20 여자월드컵 챔피언에 올라 있으며, 최근 U-17 여자대표팀은 아시안컵 결승에서 일본을 5-1로 대파하며 정상에 올랐다.
이 같은 성과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직접 나섰다. 김 위원장은 최근 평양에서 열린 기념 경기와 축하 행사에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했으며 북한 매체들은 이들을 "조국의 자랑스러운 딸들"이라고 소개했다.
CNN은 북한 여자축구의 성공 배경으로 평양국제축구학교를 중심으로 한 엘리트 육성 체계를 꼽았다. 이 학교는 2013년 김정은 위원장의 스포츠 육성 정책에 따라 설립됐으며 7세부터 17세까지 유망주를 선발해 집중적으로 훈련시키고 있다.
아시아여자챔피언스리그 최우수선수(MVP) 김경영 역시 이 시스템을 거쳐 성장한 선수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뒤 성인 대표팀과 소속팀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북한 선수들의 뛰어난 체력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지도자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북한을 방문했던 스티븐 콘스탄틴 현 르완다 남자축구대표팀 감독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선수들은 매우 공격적이고 근면하다"며 "선수를 등에 업고 전력 질주하는 훈련까지 실시할 정도로 체력 훈련 강도가 매우 높았다"고 말했다.
조직력과 전술 수행 능력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콜린 벨 전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은 최근 북한 U-20 대표팀 경기를 분석한 뒤 "선수들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고 뛴다"며 "어린 시절부터 반복 훈련을 통해 전술을 몸에 익힌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복잡한 전술은 아니지만 매우 효과적으로 수행하며 연령대에 비해 축구 지능도 상당히 높다"고 평가했다.
북한 선수들과 맞붙었던 미국 출신 수비수 라일리 체스나(호찌민시 여자축구단)도 "선수들이 어디로 움직여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고 패스와 움직임이 매우 유기적이었다"며 "상대를 추적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전문가들은 정신력 역시 북한 여자축구의 중요한 경쟁력으로 꼽는다. 벨 감독은 "북한 선수들은 단순히 경기를 치르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안고 뛰는 것처럼 보인다"며 "스포츠가 자신과 가족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기회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네 차례 북한 지도자 교육에 참여한 홍콩 출신 곽가명 FIFA 강사 역시 "아시아에서는 성적이 중요하게 여겨진다"며 "우승하면 김정은이 직접 공항에 나와 맞이할 정도로 선수들에 대한 관심과 보상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 여자축구는 2011년 여자월드컵 도핑 파문과 코로나19 기간 국제대회 불참 등으로 한동안 국제무대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러나 올해 아시안컵을 통해 다시 경쟁력을 입증했고, 유소년 대표팀 출신 선수들이 성인 대표팀에 대거 합류하며 세대교체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나 바뇰로 아시아 및 중동 축구 전문 기자는 CNN에 "최근 성인 대표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 상당수가 연령별 대표팀 출신"이라며 "북한은 유소년 시스템의 성과가 성인 무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내년 브라질에서 열리는 여자월드컵에서도 북한이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미국, 브라질 등 세계 최강국들과의 경쟁을 넘어 정상급 전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검증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