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한 현실에서 안전관리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 바로 ‘위험성평가’다. 위험성평가는 사업장 내 유해·위험요인을 스스로 찾아내고, 그 위험 정도를 평가해 사고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실행하는 과정이다. 즉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 체계를 만드는 일이다. 소규모 사업장들의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가 추진하는 ‘위험성평가 컨설팅 사업’은 주목할 만하다.
서울 소재 50인 미만 사업장(건설·토목 제외) 100개소를 대상으로 현장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하는데,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안전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소규모 사업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산업안전 전문 노무사들이 ‘안전보건지킴이’로 참여해 든든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필자가 방문한 한 건물관리업 사업장은 위험성평가 과정에서 계단의 미끄러짐 위험이 확인됐고, 계단 바닥에 논슬립(미끄럼 방지) 패드를 설치하는 간단한 개선조치가 이뤄졌다. 그 결과 물청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미화원의 골절사고 위험을 줄였을 뿐 아니라 건물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보행 안전까지 함께 확보할 수 있었다.
안전보건 체계 구축이 반드시 거창한 설비 투자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현장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근로자의 참여’다. 작업 중 경험한 아차사고 사례를 공유하고, 안전보건 건의함을 설치해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는 작은 실천만으로도 위험요인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에 비상연락망과 연계한 재해 대응 매뉴얼까지 갖춘다면 더욱 효과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제도를 몰라서, 혹은 비용 부담 때문에 안전관리를 미뤄왔다면 이번 서울시 컨설팅 사업을 적극 활용해 보길 권한다. 안전은 규제와 처벌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노동자를 보호하고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장정화 J&L인사노무컨설팅 대표·공인노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