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금지 지역 진입 시도로 여권이 무효화된 가자지구 구호 활동가 김아현 씨에 대해 외교부는 “방문을 시도하지 않는다고 확약하면 여권 재발급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여권이 무효화된 상태에서 여행금지 지역 진입을 시도한 김 씨의 처벌 가능성과 관련해 “여행금지 지역을 실제 방문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다”라면서도 “현행법 위반을 시도했기 때문에 이를 삼가도록 강력하게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여권 행정 제재는 실정법을 어기는 결과를 초래하면서까지 여행금지 지역 방문을 강행하려는 해당 국민의 생명 신체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취한 최소한의 조치였다”며 “현재 김아현에 대한 외교부의 여권 반납 명령 그리고 이에 따른 여권 무효화 조치에 대한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소송 결과를 충실히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는 구호선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체포된 후 석방됐다. 올해 김 씨가 또다시 가자 구호선단 운동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히자 외교부는 여권법 12조에 따라 김 씨에게 여권 반납 명령을 내렸다. 여권법 12조는 '국외에서 대한민국의 안전보장·질서유지나 통일·외교정책에 중대한 침해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경우' 여권 발급을 거부한다고 명시돼 있다.
외교부는 3월 25일 김 씨에게 '7일 이내에 여권을 반납하지 않는 경우 여권을 무효화한다'는 반납명령을 발송했다. 이틀 뒤인 27일 김 씨의 국내 거주지에 송달됐고, 4월 4일 여권 무효 효력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김 씨는 여권 반납 명령 조처를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집행정지 신청도 했는데,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외교부는 김 씨가 여권 재발급을 신청하면 여권법 관련 규정에 따라 여권 정책협의회 심의를 거쳐 재발급이 타당하다고 인정될 경우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김 씨가 여행금지 지역인 가자지구 방문을 시도하지 않는다는 확약을 해야한다고 했다.
김 씨는 가자지구를 다시 방문할 의사를 밝힌 상태다. 22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가자가 해방될 때까지, 그리고 해방 이후에도 팔레스타인과 세계의 고립된 땅들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행금지 지역 진입을 다시 시도할 경우 가능한 조치에 대해 박 대변인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지 않도록 강하게 권고를 할 예정”이라며 “상황을 보면서 (추가 대응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여권 무효화 조치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김 씨는 여권 무효화 절차가 진행되는 사이 해외로 출국해 정부의 행정조치 집행을 피해갔다. 이와 관련해 박 대변인은 “제도적으로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들여다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