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8일 7516.04에서 22일 7847.71로 331.67포인트(4.41%) 상승했다. 지수는 19일 7271.66, 20일 7208.95까지 밀리며 조정을 받았지만 21일 7815.59로 급반등한 뒤 22일에도 7800선을 지켰다.
2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06.64포인트(8.42%) 오른 7815.59에 마감했다. 상승폭 기준으로는 증시 사상 최대다. 기존 최대 상승폭이었던 3월 5일 490.36포인트를 100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상승률 기준으로도 역대 6번째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는 3월 5일(9.63%), 4월 1일(8.44%)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코스닥도 반등했다. 코스닥은 18일 1111.09에서 22일 1161.13으로 50.04포인트(4.50%) 올랐다. 19일과 20일 이틀 연속 하락했지만 21일 4.73%, 22일 4.99% 오르며 낙폭을 빠르게 만회했다.
이번 주 증시는 장중 8000선 돌파 이후 차익실현과 금리 상승 부담이 겹치며 급격히 흔들렸다. 미국에서는 유가 상승 영향으로 물가지표가 높게 나타나며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했다. 미국과 이란 협상 교착으로 유가 추가 상승 우려도 커졌다.
삼성전자 파업 리스크도 반도체 투자심리를 흔든 변수였다. 성과급 재원과 분배 기준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생산 차질 우려로 이어졌지만, 20일 잠정합의안 도출 이후에는 주가 반등의 촉매로 작용했다. 파업 불확실성이 일부 걷히면서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수급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가장 큰 부담으로 남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7일부터 22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2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총 46조3389억원을 팔아치웠다. 22일에도 1조9225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며 기존 올해 최장 기록인 11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록을 넘어섰다. 코스피가 8000선 재돌파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도 외국인 자금은 오히려 빠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다만 개인과 기관이 외국인 매물을 흡수하며 지수 하단을 받쳤다. 같은 기간 개인은 38조4166억원, 기관은 7조3477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이탈에도 코스피가 7800선을 회복한 것은 개인·기관 중심의 대기 매수세가 급락 구간에서 유입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외환시장도 불안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11.1원 오른 1517.2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2일 1519.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1504.7원으로 하락 출발했지만 엔화 약세에 원화가 동조하고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상승 전환했다. 장중 한때 1519.4원까지 치솟으며 1520원선을 위협했다. 외환당국은 주간 거래 마감 직전 시장 변동성 완화를 위한 구두개입에 나섰다.
업종별 흐름은 엇갈렸다. 방어주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보험이 4.7% 올랐고 필수소비재도 0.9% 상승했다. IT하드웨어는 0.5% 하락에 그치며 낙폭이 제한됐다. 반면 자동차(-16.1%), 기계(-15.4%), 화학(-13.1%)은 큰 폭으로 밀렸다. 단기 급등 부담이 컸던 경기민감주와 성장주 중심으로 차익실현 압력이 강했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7200~8500포인트로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실적 모멘텀과 유가 하락 가능성을 꼽았다. 반면 미국 4월 PCE 물가와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는 변동성 요인으로 지목했다.
다음 주 시장의 핵심 지표는 28일 발표되는 미국 4월 PCE 물가다. 근원 PCE는 전년 대비 3.3% 상승해 전월 3.2%보다 소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과 같은 수준인 만큼 물가 우려가 추가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7일에는 삼성전자 등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이 국내에서 처음 동시 상장된다. 엔비디아 호실적으로 AI 반도체 투자심리가 우호적인 만큼 대기 수요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대형주에 레버리지 수급이 붙을 경우 지수 상단을 자극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 하루 등락률의 2배를 추종하는 구조인 만큼 단기 매매 수요가 몰릴 수 있다. 일일 리밸런싱 특성상 장 막판 매매가 집중될 경우 종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결국 다음 주 증시는 높은 변동성 속에서도 반도체 실적 기대와 신규 ETF 수급 효과를 얼마나 확인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최근 급락과 급반등이 반복되면서 지수 레벨에 대한 부담은 커졌지만, 실적 개선 업종을 중심으로 한 선별 매수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중반으로 다시 올라선 만큼 외국인 매도 지속 여부도 지수 방향성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업과 유가, 금리 이슈로 최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변동성 장세에서 결국 봐야 할 것은 실적과 밸류에이션”이라며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은 과거 10년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어 밸류에이션 매력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2분기 실적 시즌이 가까워질수록 시장의 관심은 매크로 불확실성에서 펀더멘털로 이동할 것”이라며 “반도체, 방산, ESS, 증권, 수출 음식료, 인바운드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모멘텀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