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금 내고 물량 확보” 장기공급계약 묶인 빅테크…메모리, ‘사이클’ 벗고 ‘전략자산’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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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유진·다올證 “3~5년 장기계약 안착…가격 하방 안전장치로 다운사이클 위험 소멸”
에이전틱 AI·물리적 AI발 추론 연산 ‘다다익선’…2027년 메모리 수급 쇼티지 극대화

(사진제공=다올투자증권)

국내 반도체 업황이 과거 단기 가격 지표에 일희일비하던 전통적 사이클 산업에서 벗어나, 장기 이익의 지속성을 담보한 ‘전략 자산’으로 구조적 패러다임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안정적인 물량 조달을 위해 3~5년 단위의 장기공급계약(LTA) 체결과 선수금 구조를 적극 수용하면서 공급자 우위 시장이 공고해진 결과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서비스 고도화로 수요는 비선형적으로 폭증하는 반면, 생산 증실은 물리적 한계에 직면해 있어 2027년까지 변수 없는 역대급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메모리 반도체 조달 방식의 변화와 인프라 투자 지속성에 주목하며 업종에 대한 ‘적극 비중확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메모리 조달 시장에서는 공급 안정성 확보와 장기 배정의 가시성 확보가 우선시되며 LTA가 조달 전략의 주류로 안착하고 있다. 가격 하락 조정을 제한하는 명시적인 최저가격보장 조항과 장기 물량 배정을 위한 선급금 및 사전 확약 등이 대표적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TA를 얘기할 때 가장 크게 걱정하는 것은 가격이다. 상승 구간에서 상승폭에 제약이 있거나, 하락 구간에 안전장치가 없다면 현 수준의 수익성에서 개선의 여지는 없고 악화하는 구조에 갇히게 되는데, 핵심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LTA 조항은 그 가능성은 배제가 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이러한 수준의 계약 조건이 양자간에 합의가 된다는 것은 공급 안정성이 가격보다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로 인해 빠듯한 수급 상황이 지속할 것”이라며 “AI 컴퓨팅 필요성이 확대되는 요즘 메모리는 단순 부품이 아니라 전략 자산으로 인식하는 게 맞는 거 같다”고 진단했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시장의 관심이 단기 가격보다 이익의 지속성으로 이동했다는 점을 구조적 리레이팅의 강력한 근거로 제시했다. 과거 주문 기반 생산 전략을 전격 도입해 주가수익비율(PER)이 25배 이상으로 확장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업종의 선례가 메모리 시장에도 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종은 현물가와 주가가 동행하던 전통적 사이클 프레임에서 벗어나, LTA 확대와 AI 인프라 수요의 장기 가시성에 기반한 구조적 리레이팅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범용 디램(DRAM), 고대역폭메모리(HBM), 낸드(NAND)는 각각의 이익률을 극대화하는 과정에 있으며, 동시에 서로의 가격 상승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세 가지 메모리 어플리케이션 모두 궁극적으로 범용 DRAM 이 이미 기록 중인 OPM 80% 수준에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메모리 장기 수요를 이끄는 핵심 동력은 단순 챗봇 단계를 넘어선 에이전틱 AI(Agentic AI)와 로봇·자율주행 중심의 물리적 AI(Physical AI) 개화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엔비디아가 발표한 실적(매출액 816억달러, 영업이익 538억달러)은 시장 예상을 상회하며 하드웨어 강세를 재확인했다.

고영민·김연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발표를 통해 향후 에이전트, 피지컬 AI 시대 개화 과정에서 추론 연산의 중요도와 이에 따른 하드웨어 수혜 방향성이 더 명확해졌다”며 “피지컬 AI 개화를 위한 서비스 개발이 활발히 진행될 향후 2~3년간 하드웨어 강세가 지속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대형주와 핵심 장비사에 대해 투자 전략을 제언한다. 다올투자증권은 판가 협상을 우호적으로 이끄는 삼성전자의 적정 주가를 45만원으로, SK하이닉스의 적정주가를 250만원으로 일제히 상향 조정했으며 유진투자증권 역시 양사에 강력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섹터 내 중소형주 최선호주로는 반도체 장비 전문기업인 브이엠이 공통 지목됐다. 양사 리서치센터는 브이엠에 대해 기존 식각 공정 내 하이엔드 시장 대응용 장비의 순조로운 테스트 진행과 2247억원에 달하는 기확인 수주잔고를 감안할 때 차별적인 실적 성장 기울기가 유력하다고 판단하며 적극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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