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만 나와도 웃는다”…교실로 번진 ‘일베 놀이’ 논란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폄훼 논란을 계기로 이른바 ‘일베 놀이’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 안에서만 통용되던 혐오·조롱 코드가 학교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상 플랫폼으로 번지며 청소년층의 문화적 언어처럼 소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태훈 진보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준비위원장은 21일 MBC 라디오 표준FM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교실이 그것을 전파하고 있는 곳이 되고 있다”며 “10대가 온라인 커뮤니티의 영향을 가장 직격으로 많이 맞은 세대”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확산된 일베식 표현과 밈이 단순한 장난이나 우연한 실수가 아니라 소속감을 확인하는 코드로 작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등장한 이른바 ‘영 일베’에 대해 기존 일베 이용자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올드 일베는 커뮤니티 안에 갇혀 있었던 사람들”이라며 “일베에 가입해서 활동하던 사람들을 말한다”고 했다. 반면 “영 일베들은 ‘난 일베가 아니다’라고 말한다”며 “일베가 쓰는 말과 코드를 그대로 쓰면서도 자기는 일베에 가입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확산 통로로는 학교와 집단생활 공간을 지목했다. 박 위원장은 “지금 같은 경우에는 교실이 그것을 전파하고 있는 곳이 되고 있다”며 “아이들이 모여 있고, 예를 들면 군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집단생활을 하는 곳에서 소수의 아이가 먼저 문화를 주도하고, 그 문화에 어울리려면 써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10대가 중심”이라며 “온라인 커뮤니티의 영향을 가장 직격으로 많이 맞은 세대”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일베식 문화가 단순히 특정 커뮤니티 내부에 머무는 수준을 넘어 온라인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그는 “정확하게 모든 커뮤니티가 일베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일베에서 유포된 민주 진보진영에 대한 비토 정서라든가 여성 혐오 혹은 인종 차별 이런 것들이 주류가 됐다”고 말했다. 그 배경으로는 문재인 정부 시기 부동산 폭등, 공정성 논란, 인천국제공항 정규직화 논란, 조국 전 장관 관련 논란 등을 언급하며 “젊은 세대가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된 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일베식 행태의 핵심을 ‘코드’와 ‘소속감’으로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일베에서만 통용되는 문화적 코드 혹은 밈을 자기들끼리 얘기하고 확인하는 것”이라며 “그게 소속감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대표적 사례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조롱을 들었다. 그는 “교실에서 이제는 ‘노’자만 나와도 웃음이 나온다는 것”이라며 “‘노’자 성을 가진 학생이 있으면 그 친구의 별명은 3년 내내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별명”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코리아 논란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이라고 봤다. 박 위원장은 “정확하게 스타벅스에서도 조사하고 있고 밝혀져야 되겠지만, 아마도 작업자 중 하나가 5·18과 탱크 텀블러,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라고 하는 것을 은근하게 숨겨서 알 사람은 알아봐라 하는 것으로 만들었다고 봐야 되겠다”고 말했다. 또 5·18 폄훼에 대해서는 “5·18도 마찬가지로 민주화운동의 모든 상징”이라며 “일베에서는 산업화가 추천 버튼이고 민주화가 비추천 버튼”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일베 현상의 확산 배경에는 정치적 의도와 사회경제적 불안이 함께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작은 정치적 의도가 분명하다”며 “민주화라고 하는 것 자체에 대한 적대감을 유포하기 위한 보수 세력의 공작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 노동자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지 못하고 주거 문제에 있어서 불평등한 상황에 직면하고, 이런 불안감을 아주 쉽고 간단하게 적대감을 돌릴 수 있는 대상들을 만들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베식 표현을 모르고 따라 쓰는 경우도 있다고 봤다. 박 위원장은 “노무현이 누군지도 모르고 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며 “학교 현장에서 이런 교육을 하는 분들 얘기를 들으면 ‘너 노무현 대통령이 누군지 아니?’ 하면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설명하면 나아지더라는 얘기도 들린다”고 했다. 이어 한국다양성연구소 연구를 언급하며 “교실 현장에서 혐오 표현이 문제라고, 일상적이라고 답한 교사가 80%”라고 밝혔다. 다만 “혐오 표현에 대해 적극적으로 시정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한 분은 13%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확산 경로와 관련해서는 텍스트 기반 커뮤니티뿐 아니라 인플루언서의 역할도 거론했다. 박 위원장은 “통로 같은 경우에는 텍스트 기반 커뮤니티에서 시작한다”며 “요즘 제일 눈여겨보고 있는 건 인플루언서들”이라고 했다. 그는 인플루언서들이 인스타그램, 틱톡 등 영상 기반 플랫폼에서 연애나 진로 고민처럼 또래가 관심 가질 만한 이야기를 하다가 극우적 해석을 섞는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대책으로는 규제와 처벌, 사회경제적 토양 개선을 함께 제시했다. 박 위원장은 “크게 봐서 두 가지 측면”이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선을 긋는 것은 규제와 처벌이 따라야 하는 것”이라며 독일의 민중선동죄와 영국의 혐오범죄법을 언급하고 “제도적 보완을 해야 하는 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더 중요한 건 극우, 일베는 토양이 중요한 것”이라며 “부동산, 금융 문제가 매우 착취적으로 돌아가고 노동소득이 불안정하고 청년들이 혐오로 넘어가는 건 경제적 박탈감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