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요청 따라 18일 오전부터 사후조정 재개⋯'명문화' 둘러싼 입장차 여전히 커

삼성전자 노사의 사후조정이 재개된다. 사실상 총파업 예정일 전 마지막 협상이다.
17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16일 중노위에 사후조정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18일 오전 10시부터 3차 사후조정 회의가 진행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12일 오전 10시부터 17시간 동안 사후조정 2차 회의를 진행했으나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은 2차 회의에서 중노위 조정안을 ‘퇴보한 안건’으로 평가하며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초기업노조는 추가 협상을 거부했으나,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중재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귀국 후 입장 발표를 계기로 입장을 틀었다. 김 장관은 15일 삼성전자 노조와 면담한 후 16일 사측에 노조 면담 내용을 전달하고 대화 재개를 요청했다. 이 회장은 16일 해외출장 일정을 중단하고 귀국해 사내 갈등에 관해 사과의 뜻을 밝히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삼성전자 사측은 노조 요구를 수용해 대표 교섭위원을 김형로 부사장에서 여명구 부사장으로 교체했다.
사후조정이 재개돼도 협상이 타결될지는 미지수다. 성과급 재원을 둘러싼 의견차는 협상 초기보다 좁혀졌으나, 이를 명문화하는 문제를 놓고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명문화하면 극단적 예로 ‘노조의 태업으로 영업이익 감소 등 손해가 발생해도’ 사측은 성과급을 지급해야 해서다. 삼성전자 성과급 분쟁의 빌미가 된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세계적으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사례를 찾기 어렵다. 특히 삼성전자의 성과급 분쟁 결과는 산업현장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사측은 협상 초기부터 영업이익 일정 비율을 재원으로 쓰는 성과급 명문화를 반대해왔다.
노조가 예고한 파업일(21일)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번 협상도 결렬되면 추가 협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협상이 결렬된 시점부턴 ‘법의 시간’이 된다.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노조의 파업 동력이 약화할 수 있고, 기각돼도 노동부의 긴급조정 발동이란 변수가 남는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76조에 따라 노동부 장관은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이거나 국민경제·일상을 위태롭게 할 것으로 판단할 때 중노위원장의 의견을 들어 최장 30일간 파업 등 쟁의행위를 중단할 수 있다.
노동계는 삼성전자 노조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면서도 긴급조정 발동에는 반대한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긴급조정권은 노동기본권을 제한하는 최후의 비상수단으로, 과거에도 극히 예외적으로만 행사돼 왔다”며 “단지 경제적 파급력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적용하려는 시도는 사실상 대기업 노동자의 파업권을 제한하는 선례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