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몰빵형 ETF’ 쏟아진다…반도체 랠리에 쏠림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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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신한·KB운용 등 ‘TOP2 집중형’ 경쟁
삼전·하이닉스 비중 절반 수준까지 확대
“분산투자 약화…변동성 확대 우려”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잇따라 출시됐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기대 속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이 커지자 자산운용사들이 두 종목 비중을 대폭 높인 상품 경쟁에 나선 것이다. 다만 ETF 본연의 분산투자 기능이 약해지고 특정 대형주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기존 ‘KODEX AI반도체’ ETF 명칭을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로 변경하고 기초지수 방법론을 개편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을 각각 25% 수준으로 확대해 두 종목 합산 비중을 50%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이 핵심이다. 기존 24개였던 구성 종목 수도 최대 15개로 줄이며 포트폴리오를 압축했다.

신한자산운용도 올해 ‘SOL AI반도체TOP2플러스’를 출시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 구조를 강화했다. SK하이닉스(27.3%)와 삼성전자(20.4%)를 중심으로 SK하이닉스 지주사인 SK스퀘어(18.03%), 삼성전기(17.3%)를 함께 편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반도체TOP10커버드콜액티브’, KB자산운용의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5% 수준으로 담고 있다.

자금 유입 속도도 가파르다. KB자산운용의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은 상장 51영업일 만에 순자산 2조원을 돌파했다. 채권혼합형 ETF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AI반도체TOP2플러스’도 상장 두 달여 만에 순자산 2조원을 넘어섰다.

ETF 시장 전반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쏠림 현상은 강해지는 분위기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국내 상장 ETF 1100여개 가운데 삼성전자 또는 SK하이닉스를 담은 상품은 200개가 넘는다. 두 종목을 동시에 편입한 ETF도 190개 수준에 달한다.

특히 올해 신규 상장 ETF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함께 담은 상품 상당수는 두 종목 합산 비중이 절반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테마형뿐 아니라 채권혼합형 ETF까지 ‘삼전·하이닉스 중심’ 구조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반도체주 급등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AI 투자 확대 기대 속 메모리 업황 개선 전망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국내 증시 상승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로서는 개별 종목 직접 매수 부담 대신 ETF를 통한 우회 투자 수요가 커졌고, 운용사들도 이에 맞춰 상품 구조를 재편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반도체 ETF들이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으로 수렴하면서 상품 간 차별성이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TF의 핵심인 분산투자 기능 역시 약해진다는 평가다.

현행 규정상 ETF는 최소 10개 종목 이상에 투자해야 하고 개별 종목 비중도 30%를 넘길 수 없다. 하지만 최근 상품들은 규제 상한에 근접한 수준까지 특정 종목 비중을 높이며 사실상 대형 반도체주 집중 투자 성격이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ETF 수익률은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흐름에 크게 좌우되는 구조”라며 “투자자 수요가 높은 종목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까지 출시되면 특정 반도체 대형주 중심 쏠림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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