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도 1조2000억원 위탁운용사 선정 착수
금리·PF 악재 지나며 “우량 자산 매입 적기” 평가

국내 대형 출자기관(LP)들이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에 다시 자금을 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점차 회복되면서, 우량 자산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매입할 기회라는 판단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체국금융(우정사업본부)은 국내 오피스·물류시설 등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할 5000억원 규모 국내 부동산 리츠(REITs) 위탁운용사를 모집한다. 서류접수는 22일까지며, 다음 달 운용사 1곳이 최종 선정된다.
펀드에는 우체국예금이 3000억원, 우체국보험이 2000억원을 각각 출자한다. 투자 대상은 서울 주요 권역 오피스와 수도권 물류시설 등이며 투자전략은 코어(Core)·코어플러스(Core+)이다. 코어 전략은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가능한 우량 자산 중심 투자 방식이다. 코어플러스는 우량 자산에 투자하되 소규모 개보수나 임대 구조 개선 등을 통해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뜻한다. 자산과 부동산 개발 투자도 약정 총액의 50% 이내에서 허용한다. 목표 수익률은 순내부수익률(Net IRR) 7% 이상이다. 업계에서는 우정사업본부의 이번 공고를 다소 이례적으로 본다. 우체국금융은 예금·보험 자금을 기반으로 운용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공단도 지난달부터 국내 부동산 블라인드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은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공단은 2500억원을 출자해 총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투자 대상은 오피스·물류센터·데이터센터이며, 코어플러스 중심 전략에 밸류애드(Value-add) 전략을 일부 혼합하도록 제시했다. 밸류애드 전략은 초기 수익률을 일부 희생하더라도 리모델링, 용도 변경, 공실 해소 등 적극적인 자산 관리를 통해 자산 가치를 높이는 방식이다. 목표수익률은 Net IRR 9% 이상이다.
국민연금은 이미 국내 부동산 투자에 시동을 걸었다. 국민연금은 3월 국내 부동산 위탁운용사 선정 공고를 통해 오퍼튜니스틱(Opportunistic) 펀드와 논코어 뎁(Non-Core Debt) 펀드에 각각 6000억원씩 총 1조2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오퍼튜니스틱 전략은 개발·재포지셔닝 등 위험도가 높은 대신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논코어 뎁은 말 그대로 핵심 부동산이 아닌 자산에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 방식의 투자다. 국민연금은 이미 지난해에도 국내 부동산 분야에 1조8500억원 규모 자금을 집행했다. 대출형 펀드에 6000억원, 코어 플랫폼 펀드에 7500억원, 밸류애드 펀드에 5000억원을 각각 출자하며 약 3~4년 만에 대규모 블라인드펀드 투자에 나선 바 있다.
시장에서는 주요 LP들의 투자 재개 배경으로 가격 조정과 공급 감소를 꼽는다. 금리 상승과 PF 부실 우려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상당 부분 조정을 거친 데다 신규 공급이 줄면서 수급 균형이 점차 맞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공실률과 미분양 등 악재가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신규 공급이 제한되면서 수급이 어느 정도 균형을 찾아가는 분위기”라며 “국내 증시 상승으로 수익이 커진 LP들이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안정적인 실물자산 비중을 다시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