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 명가” 연임 포부에도…하나운용 ETF 존재감 ‘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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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점유율 1% 미만…업계 순위는 되레 하락
경쟁사 액티브 상품 약진 속 차별화 과제
“킬러 상품 부재”…지수 추종 한계 지적도

▲하나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 (하나자산운용 홈페이지)

하나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사업 확대를 핵심 성장축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시장 내 존재감은 좀처럼 커지지 못했다. 김태우 대표가 ‘자산운용 명가 재건’을 내걸고 연임까지 성공했지만, ETF 시장에서는 3년째 뚜렷한 반등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하나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전날 기준 4조241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ETF 시장 내 점유율은 0.9% 수준으로 1%를 밑돈다. 업계 순위는 10위다. 이는 김 대표 취임 직후인 2023년 10월 당시 업계 9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단계 밀린 수준이다. ETF 시장 자체가 급성장하면서 순자산 규모가 취임 당시 3조5000억원 수준에서 4조원대로 늘었지만, 경쟁사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셈이다.

김 대표는 취임 당시 “하나자산운용이 한국을 대표하는 자산운용회사로 도약해 자산운용의 명가 재건에 앞장서겠다”며 “신규 상품에 대한 손님들의 수요를 적극 수용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지난해 연임에도 성공하며 ETF와 타깃데이트펀드(TDF)를 양대 성장축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다만 ETF 시장에서는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대형사 쏠림이 이어지는 데다, 중소형 운용사들도 차별화된 액티브 전략으로 틈새시장을 빠르게 파고들면서 입지가 더욱 애매해졌다는 평가다.

특히 액티브 ETF를 앞세운 중소형 운용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테마형 액티브 ETF 흥행에 힘입어 업계 7위권까지 올라섰다. 글로벌AI와 미국 나스닥 시장에 투자하는 ETF에는 2조원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반면 하나자산운용은 시장을 대표할 만한 ‘킬러 상품’ 부재가 한계로 거론된다. ETF 흥행 여부를 가늠하는 순자산 1조원 이상 상품이 없는 게 대표적이다. 순자산 규모는 △‘1Q 머니마켓액티브’(9094억원) △‘1Q 미국우주항공테크’(7080억원) △‘1Q 200액티브’(4144억원) △‘1Q 미국S&P500’(2869억원) 순이다.

액티브 운용 역량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하나자산운용의 대표 ETF인 ‘1Q 200액티브’는 코스피200 지수 변동률을 추종하는 동시에 포트폴리오 및 이벤트드리븐 전략 등을 통해 비교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액티브 ETF임에도 연 0.01%의 낮은 보수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실제 운용 성과가 벤치마크 지수와 큰 차별성을 보이지 못하면서 사실상 패시브 ETF와 유사한 상품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1Q 200액티브’의 1년 수익률은 24.2%로 벤치마크 지수인 코스피200 수익률(24.65%)을 오히려 밑돌았다.

최근에는 운용 역량에 대한 시장 신뢰도 흔들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1Q 미국우주항공테크’ ETF의 경우 스페이스X 주식을 직접 보유한 것처럼 홍보했다가 투자자 오해를 불러일으켜 금융당국의 현장점검을 받았다. 해당 ETF는 스페이스X를 직접 편입한 구조가 아니라 다른 ETF·파생계약 등을 통해 수익률에 간접 연동되는 방식이어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액티브 ETF 지수 추종 요건 완화 제도가 본격화되면 액티브 운용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중소형 운용사라면 단순 패시브 상품 경쟁보다는 차별화된 전략과 테마 발굴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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