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디카본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전·현 경영진의 진실공방으로 확전하고 있다. 전 경영진은 주주총회 소집 절차 하자와 해임 사유 왜곡을 주장하고 있고, 회사 측은 기관투자자 요청에 따른 주주제안과 경영 정상화 필요성이 있었다고 반박하면서 양측의 입장차가 커지고 있다.
13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백성문 전 대표, 김범식 전 전무, 최용락 전 부사장 등 엘디카본 전 경영진 측은 ‘주주들이 직접 나서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거나 ‘경영 미숙 등을 이유로 기존 경영진이 해임됐다’는 표현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해임 안건은 일반 주주들이 자발적으로 추진한 것이 아니라 황용경 창업자 측 제안으로 상정됐고, 실제 해임 사유 역시 기사에 적시된 ‘경영 미숙’이 아니라 ‘감사 방해, 재물손괴, 업무상 배임’ 등으로 제시됐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형사혐의들은 혐의가 확정된 바 없으며 감사 방해 혐의는 무혐의 처분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참석 주주의 약 97%가 찬성했다’는데 대해서도 “일부 주주에 대한 소집통지 누락으로 주요 주주들이 불참한 상태에서 나온 결과라며, 전체 주주가 정상적으로 참여했다면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6월 황 창업자를 해임하는 과정도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는 주장이다. 전 경영진 측은 “당시 대표이사 해임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이뤄졌고, 황 창업자가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도 법원에서 기각돼 해당 결의의 정당성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백성문 전 대표가 해임 직후 회사 법인인감도장을 반출하고 잠적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전 경영진 측은 “주주총회 결의 효력을 다투는 가처분을 법원에 제기해 현재도 사법 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잠적’이라는 표현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법인인감도장 사용 역시 적법한 절차와 필요가 있을 경우 협조하겠다고 회사에 통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 부진 책임론에 대해서도 시점이 왜곡됐다는 입장이다. 전 경영진 측은 지난해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200억원 이상 매출’은 회사 측이 제시한 초기 목표치일 뿐 이후 현실에 맞게 조정된 목표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 경영진 측은 “특히 결정적인 매출 훼손은 올해 3월 말 주주총회와 4월 초 인사 조치 이후 발생했다”며 “이를 이전 경영진 책임으로 연결하는 것은 시계열상 맞지 않는다”고 했다.
법무 비용, 사모사채, 고액 연봉 관련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내부 숙청’이나 특정 직원 대상 해고라는 표현은 과장된 묘사라고 주장했고, 억대 법무 비용은 황 창업자 측이 제기한 각종 가처분 등 법적 분쟁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고금리 사모사채’로 표현된 100억원 규모 조달안은 “다수 기관과 협의해 회사 신용도 대비 우호적인 조건으로 추진된 구조였다”고 밝혔다. 고액 연봉 수령에 대해선 “이사 보수 한도는 지난해 3월 정기 주총에서 황 창업자 측이 설정했고 이후 자진 삭감도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엘디카본 측은 “5% 정도의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 1인에게 상법상 게시된 기간인 '주총 일자 2주 전'보다 늦게 발송한 사례가 있었지만, 그 외 절차상의 문제는 없었다”며 “황 창업자가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요청을 수 차례 받아 주주제안을 진행한 사실이 명확히 확인된다”고 밝혔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주총에 참석하지 않은 모든 주주들의 의사를 전 경영진 측에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언급했다.
황 창업자 복귀 정당성에 대해서는 “지난해 이사회에서 황 창업자가 해임됐던 사유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주주들이 직접 선임한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에서 진행한 감사보고서에도 무혐의 내용이 입증되었으며, 이를 본 주주들 역시 해당 내용을 인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민감한 쟁점 중 하나인 100억원 규모 사모사채 발행 조건에 대해 엘디카본 측은 “해당 내용으로 인해 주요 주주들의 불만이 가속했다”고 주장했다.
100억 원, 이율 10%라 밝힌 사모사채가 회사 통장에 대한 질권, 50억 이상 인출시 15%까지 금리가 오르는 '스텝업 구조'라는 내용에 대해서도 진실 공방이 치열하다. ‘스텝업’이란 특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금리나 비용 부담이 단계적으로 상승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자금 운용 과정에서 조건을 잘못 건드릴 경우, 예상보다 높은 이자 부담을 지게 될 수 있는 구조다.
엘디카본 측은 “계약서 날인본에서 확인된 구조이며, 주요 주주 중 하나가 선임한 대형로펌에서도 이를 확인하는 서신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자금 조달의 사유에 대해서도 “전 경영진이 2025년 말 대형 IB 회사 한 곳과 함께 진행한 기관투자자 주주간담회에서 '연말 80억 원' 수준의 현금을 유지하겠다는 발언이 회의록에 있다”고 주장한다. 이후 연말 시점에 전 경영진 측에서 '회사의 시설로는 담보력이 부족하고, 회사 상황상 고금리 사모사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주주들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법인인감 관련해선 백 전 대표가 법인 인감을 반출한 뒤 정상적인 반환 요구에 응하지 않았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의 통화에서도 관련 사실을 인정했다는 주장이다. 이 사안과 관련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회사 측은 주장했다. 업무방해와 재물손괴에 관련해서도 이메일, 영상 등 객관적인 자료들이 충분해서 사실관계가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엘디카본은 6월 임시주총을 통해 재무제표를 확정짓고 본격적인 정상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전 경영진들을 따르던 직원들 3~40명이 퇴사했으나 핵심인력들의 잔류와 경력직 채용을 통해 당진 순환시설도 재가동을 시작했다. 엘디카본은 지난해 아시아 최대규모인 연 40만 톤의 폐타이어를 재생물질(카본블랙, 열분해유 등)으로 만드는 시설을 준공한 바 있다.
폐기물 기반의 재생원료 제조에 더해, 탄소금융까지 더한 투트랙 비즈니스로 신성장동력도 확보할 전망이다. 지난 4월 30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주재로 열린 '한국형 탄소배출권 얼라이언스' 행사에 주빈으로 참석한 엘디카본 황용경 대표는 지난해 말 '환경부 탄소배출권 외부방법론'을 획득한 바 있다. 황 대표는 연내 대한상의 주관 탄소배출권 1만 톤을 발행신청할 계획이며, 대한상의 대표사인 SK 계열사 SKIPC(인천석유화학)는 엘디카본에서 생산하는 모든 열분해유를 10년 간 전략 독점구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