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폭염특보 개편, 22년 만에 특보구역 세분화

올해 여름부터 체감온도가 38도를 넘어서는 극한 폭염이 발생하면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다. 열대야주의보가 신설되고, 시간당 100㎜의 물폭탄이 쏟아지는 재난성 호우 발생 시 읍·면·동 단위로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된다.
12일 기상청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6년도 여름철 주요 방재기상대책’을 발표하며 22년 만에 기상 특보구역을 235개로 잘게 쪼개 극단적 기후변화에 맞선 ‘초국지적 핀센 예보’에 나선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1970년대 대비 최근 5년간 전국 평균 폭염일수와 열대야일수, 집중호우 빈도가 2~3배 급증했다. 이에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해 18년 만에 폭염특보를 개편하고 22년 만에 특보구역을 세분화하는 등 기상특보 체계를 대폭 강화했다.
먼저 2008년 도입된 폭염특보 체계에 최상위 경고 단계인 '폭염중대경보'가 신설된다. 기존 폭염주의보(체감온도 33도 이상 2일 지속)와 폭염경보(35도 이상 2일 지속)를 넘어서 일 최고 체감온도 38도 또는 일 최고기온 39도 이상이 단 하루만 예상되더라도 즉각 발령된다.
주간 폭염 영향으로 야간 열 스트레스가 지속하는 점을 고려해 '열대야주의보'도 새로 도입된다. 폭염주의보 수준 이상인 지역에서 밤 최저기온 25도 이상이 하루만 예상돼도 발표되며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와 해안·도서는 26도, 제주도는 27도를 기준으로 삼는다. 아울러 방재기상플랫폼을 통해 하루 중 폭염이 가장 극심한 시간대(체감온도 33도 이상) 정보도 관계기관에 제공해 현장의 피해 예방을 지원한다.
연혁진 기상청 예보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극단적 폭염에 대응하고자 최상위 특보 단계인 폭염중대경보를 신설했으며 발표 기준인 체감온도 38도는 온열질환자가 급증하는 임계 온도를 고려해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강수 패턴이 좁은 지역에 짧고 강하게 쏟아지는 형태로 변함에 따라 호우 대응 체계도 고도화된다. 1시간 누적 강수량이 100㎜에 달하거나, 1시간 누적 85㎜와 15분 누적 25㎜가 동시에 관측되는 '재난성 호우' 발생 시 기존 알림 체계를 넘어 읍·면·동 단위로 긴급재난문자가 추가 발송된다.
연 국장은 "시간당 100㎜ 이상 호우의 경우에는 대부분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지금 즉시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재난성 문자를 발송하는 것"이라며 "관측 기준에 도달해 문자를 발송하게 되면 실제 시간당 100㎜에 도달하기 전 평균 12분 정도의 대피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호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최대 2~3일 전부터 호우 발생 가능성 정보를 3단계(높음-보통-조금)로 제공한다. 호우특보 발표 시 3~6시간 단위로 해제 예상 시점을 미리 알려주는 '해제 예고제'를 수도권부터 시범 도입한 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상특보구역 역시 개편된다. 기존 전국 시·군 단위 중심이던 183개 특보구역을 지형과 기후 특성, 지방정부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35개로 세분화한다. 2004년 특보구역 단위가 변경된 지 22년 만의 조치다. 이를 통해 위험 기상이 발생한 좁은 지역에 방재 역량을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태풍 강도 아이콘도 기존의 모호한 기호 대신 1부터 5까지 숫자를 직접 표기하고 색상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개선해 직관성을 높였다.
연 국장은 “위험 기상이 발생하는 지역에 방재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구역 중심으로만 구분됐던 특보 구역을 기상학적, 지형적 특성 등을 분석해 기존 183개에서 235개로 약 30%가량 대폭 세분화했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