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훈풍 탄 멜콘…시장 시선은 사이클보다 '고객 다변화' [IPO 엑스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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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콘CI)

[편집자 주]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과거처럼 ‘성장성’만으로 시장 선택을 받던 시대는 지났다. 투자자들은 이제 기술적 실체와 지속 가능한 재무 기반을 냉정하게 살핀다.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거시경제 불확실성 속에 실적과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섰다. 본지는 상장을 앞둔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재무 건전성을 다각도로 점검하고, 실제 기관투자가들이 수요예측 과정에서 주목하는 핵심 리스크를 짚는다.

반도체 초정밀 온습도 제어장비(THC) 제조사 멜콘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반도체 장비 투자 환경이 개선되는 흐름은 우호적이지만, 공모 과정의 핵심은 업황 수혜보다 고객 다변화 가능성에 맞춰질 전망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멜콘은 최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멜콘은 반도체 8대 공정 중 하나인 포토 공정에 적용되는 THC를 주력으로 한다. 포토 공정은 웨이퍼 표면에 감광액을 도포·현상해 회로를 새기는 단계다. 온도와 습도가 미세하게 흔들려도 회로 선폭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밀한 환경 제어가 중요하다. THC는 이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보조 장비로, 멜콘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공급 이력도 쌓아 왔다. 주요 제품군에는 THC와 함께 초정밀 정제제어시스템(XPS) 등이 있다.

업황 환경도 우호적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가 반도체 장비 투자 기대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반도체 제조장비 매출은 1351억 달러로 전년 1171억 달러 대비 15% 증가했다. 반도체 장비 투자 환경 개선이 멜콘의 상장 스토리에 힘을 보태는 배경이다.

실적도 반등했다.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연결 매출액은 418억원으로 전년 251억원 대비 약 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억원에서 62억원으로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50억원에서 45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영업외 비용 부담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본총계는 795억원, 차입금은 70억원이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21억원으로 차입금을 웃돌아 재무 부담은 크지 않은 편이다.

다만 매출 편중은 상장 과정에서 주요 검증 대상이 될 수 있다. 지난해 멜콘의 매출 10% 이상을 차지한 고객은 3곳이다. 이 중 최대 고객 매출은 16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했다. 상위 2개 고객 매출은 274억원으로 약 65%, 상위 3개 고객 매출은 326억원으로 약 78% 수준이다. 주요 고객사의 투자 일정이나 발주 시점이 바뀌면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구조다.

고객 다변화와 함께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성도 관전 포인트다. 멜콘은 포토 공정용 THC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만큼 고객사의 첨단 공정 투자와 공정 고도화 흐름이 주력 제품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다. 다만 매출이 특정 제품과 공정에 집중될 경우 고객사의 투자 우선순위나 장비 발주 시점에 따라 실적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이에 상장 과정에서는 XPS 등 THC 외 제품군으로 매출 기반을 넓힐 수 있는지, 기존 고객사 내 반복 수주를 넘어 적용 공정과 고객군을 확장할 수 있는지가 함께 검증될 전망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반도체 투자환경 개선은 멜콘의 상장 스토리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공모 과정에서는 특정 고객 의존도를 낮추고 반복 수주 기반을 넓힐 수 있는지가 주요 평가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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