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3곳뿐인데 수익률 174.8%…5월 IPO '공급 부족 과열' 경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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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투자증권)

올해 공모주 시장이 높은 시초가 수익률을 기록하며 활황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월 IPO 예상 공모금액은 700억~9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역대 같은 달 평균 공모금액인 5842억원을 크게 밑도는 규모다. 예상 시가총액도 5000억~6000억원으로 같은 달 평균 2조4764억원의 4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상장 예정 기업도 코스모로보틱스, 폴레드, 마키나락스 등 3곳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증시 주변 자금은 여전히 풍부한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130조 7434억원으로 집계됐다. 예탁금은 지난 4일 124조 8406억원이었지만, 1거래일 만에 약 6조원이 불어났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지난달 말 36조원을 넘어서며 레버리지성 투자 수요가 확대된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가 8일 7498로 마감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점도 증시 자금 유입을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공급 감소와 두터운 대기 자금은 공모주 초기 주가지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IPO 시장분석 및 5월 이후 시장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4월 누계 기준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이 174.8%로 역대 최고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2025년 연간 평균 92.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상장 첫날 종가 기준으로도 급등 사례가 이어져 지난달 상장한 인벤테라는 공모가 대비 첫날 종가가 112.3%, 채비는 83.3% 상승 마감했다. 이달 청약을 진행한 폴레드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1486.6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일반청약에서도 3169.86대 1을 나타냈다. 청약 증거금은 약 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높은 초기 수익률이 곧바로 IPO 시장 전반의 체력 회복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신규 상장 기업 수가 적은 상황에서 공모주로 유입된 자금이 한정된 종목에 집중되며 초기 주가를 밀어올리는 구조도 작용하고 있어서다. 공모주를 사려는 돈은 많은데 투자할 종목이 적어, 기업 기초체력(펀더멘털)보다 수급이 주가를 더 크게 움직이는 셈이다.

채비 사례는 이 같은 수급 왜곡의 단면을 보여준다. 채비는 수요예측 경쟁률이 55대 1에 그치며 공모가가 희망 범위 최하단에서 결정됐다. 일반청약 경쟁률도 302대 1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상장 첫날 주가는 83.3% 상승했다. 수요예측 단계의 흥행 강도와 상장 직후 유통시장 수급이 같은 방향으로만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하반기 IPO 시장 변수는 이후 공모 일정의 회복 여부다. 박 연구원은 “5월은 전형적인 비수기이기도 하고, 올해는 더더욱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6월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6월 이후 신규 상장 공급이 늘어날 경우 한정된 종목에 자금이 몰리며 형성된 ‘희소성 프리미엄’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이달 비수기를 거치며 수급 쏠림이 완화되고 펀더멘털 기반의 옥석 가리기 흐름이 회복되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높은 시초가 수익률 뒤에 자리한 초기 과열은 투자 판단의 기준점을 흐릴 수 있다”며 “상장기업 수가 다시 늘어나는 국면에서는 단순 청약 경쟁률보다 기업 체력과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설득력이 주가 흐름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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