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법안까지 무제한토론…국민 삶 외면"

우원식 국회의장은 8일 국민의힘이 개헌안과 민생법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신청한 데 대해 "민생을 볼모로 한 정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우 의장은 이날 본회의 시작 후 발언에서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상황에서 더는 의사 진행이 소용없다고 판단했다"며 "헌법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6월 3일 국민투표 개헌안은 오늘로써 중단됐다"고 선언했다.
우 의장은 "헌법개정안은 국민의힘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으면 의결될 수 없는 구조"라며 "찬성이든 반대든 들어와서 표결하면 될 일인데 무제한 토론을 신청한 것은 제도를 남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39년 만의 개헌을 무산시키지 않기 위해 본회의를 열었지만 결국 필리버스터로 응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개헌은 불법계엄을 다시는 꿈도 꾸지 못하게 하고 부마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에 담자는 내용"이라며 "국민의힘은 어제는 표결 불참으로, 오늘은 필리버스터로 개헌을 막았다"고 꾸짖었다.
우 의장은 국민의힘을 향해 "불법 비상계엄을 반성한다고 해놓고 결국 개헌을 거부했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해서 20년, 30년 뒤 또다시 불법계엄과 내란이 벌어진다면 국민의힘은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했다는 세간의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우 의장은 "개헌 논의는 갑작스럽게 추진된 것이 아니라 2024년 제헌절부터 여러 차례 공식 제안하고 논의해 온 사안"이라며 "그런데도 졸속 개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개헌안뿐 아니라 민생법안 50건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점을 비판했다.
그는 "법사위를 통과하고도 처리되지 못한 법안이 88건인데, 이번에 상정한 50건은 대부분 민생법안"이라며 "국민은 왜 이를 막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필리버스터는 의결을 지연시킬 수는 있어도 막을 수는 없다"며 "결국 국민 불편과 피해만 커질 뿐"이라고 우려했다.
우 의장은 "법안은 단순한 문서가 아니라 국민 삶이 담겨 있다"며 "국민 삶에 필요한 법안 통과를 막는 것은 규탄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법안은 상정하지 않겠다"며 산회를 선포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다시 상정될 예정인 헌법 개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하겠다고 밝혔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번 부결된 안건을 같은 회기 내에 다시 본회의에 상정하는 것은 일사부재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2009년 헌법재판소 결정문 가운데 '1차 투표가 종료돼 의결 정족수가 미달됐음이 확인된 이상 국회의 의사는 부결로 확정된 것'이라는 게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