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축제 라인업 대박"⋯섭외 경쟁에 몸살 앓는 캠퍼스 [이슈크래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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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라이즈, NCT 위시. (출처=라이즈, NCT 위시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대학 캠퍼스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축제 시즌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면서인데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각 대학 축제 라인업을 정리한 게시물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고요. 학생들이 직접 촬영한 축하 공연 무대 영상도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는 중입니다.

맞습니다. 최근 대학 축제의 꽃은 인기 가수들의 공연입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올해 라인업 대박"이라는 호평부터 "학생회비 어디에 썼나"라는 불만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만큼, 주최 측도 섭외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죠.

실로 대학 축제는 이제 단순한 학내 행사를 넘어 화제성 경쟁으로도 번진 분위기입니다. 어느 학교에 어떤 아이돌이 오는지, 누가 더 '강력한' 라인업을 꾸렸는지가 축제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처럼 여겨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축제의 규모와 관심이 커진 만큼 그 이면을 둘러싼 고민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재학생과 외부 관람객이 뒤섞이며 나타나는 혼잡부터 치솟는 섭외 비용 논란까지, 대학 축제를 둘러싼 잡음도 해마다 반복되는 모습이죠.

▲(게티이미지뱅크)

불붙은 축제 시즌…대학 축제 일정 총정리

앞서 명지대 인문캠퍼스에서는 6일 축제의 막이 올랐습니다. 이날 카더가든과 키키, 앳하트가 공연하며 열기를 끌어올렸는데요. 7일에는 '에바뛰(에브리바디 뛰어)' 장인 씨엔블루, 권진아, 튜넥스가 무대에 오르죠. 마지막 날인 8일에는 비비, 메이딘, 싸이가 무대를 펼칩니다.

같은 기간 열리는 호서대 축제에는 킥플립부터 YB(윤도현 밴드), 에이핑크, 키드밀리, 엔플라잉, 키키, 극동아시아타이거즈, 유니스 등이 무대에 오르고요. 조선대 축제에는 크러쉬, 헤이즈, 비비, 트리플에스, 엔플라잉, 잔나비, 키키, KC, 리도어 등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죠.

6~7일 열리는 우송대 축제에는 십센치(10CM), 프로미스나인, 다이나믹 듀오 등이 참석하고요. 같은 기간 열리는 단국대 천안캠퍼스 축제에는 싸이, 빅나티, 프로미스나인, 키키, 다이나믹듀오, 베이비돈크라이, 규빈 등이 출격합니다.

서울대는 12~14일 봄 축제 루미네스를 진행하는데요. 영파씨, 캔트비블루, 세이마이네임, 나우아임영, 트리플에스, NCT 위시 등이 무대에 설 예정입니다.

가천대는 물총놀이를 더해 이른 더위를 날릴 예정인데요. 13일 열리는 가천 워터 페스티벌에는 싸이부터 박재범, 보이넥스트도어, 츄, 롱샷, 하이키 등이 나섭니다. 13~15일 홍익대 축제에는 드래곤포니, 다이나믹듀오, 코르티스, 백예린, 엔플라잉, 우원재, 로꼬, 그레이, 프로미스나인 등 싱어송라이터부터 아이돌, 래퍼들이 총출동하고요. 같은 기간 서강대 축제에는 라이즈, 나우아임영, 김하온, 비비, 최예나, 카라 등이 출격합니다. 덕성여대에는 이즈나와 이채연, 체리필터, 최유리, 선미, 키키, 앳하트 등이 무대를 펼칩니다. 숭실대는 기리보이, 아일릿, 한로로, 라이즈, 싸이, 르세라핌 등의 무대를 예고했습니다. 연세대 축제는 QWER, 화사, 카라, FT아일랜드, 비, 보이넥스트도어, 알파드라이브원 등 다채로운 라인업을 꾸려 화제를 모았습니다.

경북대는 20~22일 개최하는 축제 공연 라인업으로 NCT 위시, 지코, 이영지, 선미, 권은비 등을 발표했고요. 세종대는 아일릿, 르세라핌, 하츠투하츠, 싸이, 한로로, 투어스, 엔플라잉, 아이딧 등 가요 시상식을 연상케 하는 무대를 예고했습니다. 서울시립대, 중앙대, 고려대, 건국대, 한양대 등 이달 축제를 여는 대학들도 총학생회 공식 SNS 채널 등을 통해 라인업을 순차 공개할 예정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구성원 인증 도입하자…학생증 거래→대리 티켓팅까지

중간고사도 끝난 만큼 축제 열기는 끌어오를 전망인데요. 다만 벌써 우려되는 맹점도 있습니다.

매 공연 매진을 기록하는 대중 가수부터 탄탄한 팬덤을 지닌 아이돌 그룹까지 인기 있는 연예인들이 총출동하다 보니 당연히 대학 축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데요. 이른바 '대포 카메라'를 들고 이들의 사진과 영상을 찍으려는 홈마(홈페이지 마스터), 대리 찍사(돈을 받고 연예인 사진을 대신 촬영해 주는 업자)들로 현장이 더욱 혼잡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공연 현장을 둘러싼 혼잡과 촬영 갈등은 이미 여러 공개 행사에서 지적돼 온 문제입니다. 앞서 야구장에서도 큰 잡음이 인 바 있습니다. 아이돌 그룹의 축하 무대를 카메라에 담기 위한 인파가 몰리면서 야구 팬들의 관람을 방해하는가 하면, 촬영을 제지하는 현장 스태프들에게 난동을 부려 눈살을 찌푸리게 한 사례가 대표적이죠.

대학 축제 현장에 대형 카메라를 짊어진 이들이 출입하면서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관람에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재학생들보다도 외부인 비중이 높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렇다 보니 최근 적지 않은 대학 축제들은 관람 구역을 분리해놓습니다. 크게 학교 구성원과 외부인으로 나뉘는데요. 오랫동안 인기를 끌어온 축제나 인기 가수를 섭외한 축제의 경우 아예 대학 구성원 혹은 동반인만 입장하도록 엄격하게 제한하기도 합니다.

입장 시엔 학생증이나 모바일 학생증, 모바일 도서관 정보 등을 확인을 거쳐 대학 구성원임을 인증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요. 이때 '인증 도구' 거래도 활발히 이뤄집니다.

7일 기준 X(옛 트위터)에서 대학 축제 입장을 위한 학생증, 신분증 대여 거래 게시물들은 적게는 5만원부터 많게는 30만원 이상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한 게시물은 "30만원 이상 가격을 선제시하라"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죠.

다만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은 국가가 개인을 식별하기 위해 발급한 '공문서'입니다. 타인의 신분증을 부정하게 사용한다면 주민등록법 등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실로 숭실대 측은 지난해 축제 기간 신분증 부정 사례를 적발해 관련 학생과 외부인을 형사처벌한 바 있죠.

신분증만 거래하는 게 아닙니다. 재학생과 동반인 입장을 허용하는 경우 동반인 자리도 사고팔고요. 플랫폼을 통해 축제 티켓 사전 예매를 진행하는 경우 대리 티켓팅 수고비도 거래합니다. 암표나 부정 예매가 판치는 콘서트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죠.

▲(게티이미지뱅크)

섭외 경쟁, 외주 맡긴 대학들…축제 주인은 누구

예산과 관련해서도 우려가 이어집니다.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은 통상 축제 예산으로 1억~3억 원 안팎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비용은 학교 부담 교비, 재학생이 납부하는 학생회비, 졸업생이나 주변 상권의 후원금으로 마련됩니다. 정상급 연예인의 경우 한 팀당 수천만원의 출연료를 받는데요. 대학 재정난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예인들의 출연료는 고공행진하고 있죠. 학생 복지나 장학금, 동아리 활동 등 실질적인 학생 지원은 뒷전으로 밀린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 대학 축제의 화려한 라인업과 관련해 한 네티즌은 X에 "논술로 번 돈을 여기다 태우네"라는 자조 섞인 글을 올렸는데요. 해당 글은 8300여 개의 리트윗과 2만1600여 개의 '좋아요'를 기록하면서 큰 공감을 받았습니다.

아예 축제 운영을 외부 행사 대행업체에 맡기는 대학들도 늘고 있습니다. 이날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우송대는 올해 축제 행사 대행업체 입찰 조건으로 '최정상급 2팀', '정상급 2팀' 섭외를 명시했죠.

일각에서는 대학 축제가 지나치게 연예인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정작 학생들의 참여와 학교의 개성은 옅어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다만 인기 가수들의 공연이 대학 축제 열기를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임은 분명합니다. 유명 아티스트의 무대를 내 학교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재학생들에게 소속감까지 부여하는 특별한 경험으로 남죠.

이에 대학 축제의 화려한 라인업 경쟁 역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재학생들이 불편 없이 축제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대학 축제만의 공동체성과 고유한 색깔을 유지해야 한다는 쉽지 않은 과제까지 주어진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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