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1채값에 4.4채…규제에도 못 뜨는 연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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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 vs 3억⋯서울 가격차 최대
아파트 둔화에도 대체재 역할 못해

▲서울 용산구의 한 주택가에 빌라가 밀집해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다소 둔화됐지만 연립주택과의 가격 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대출 규제와 세 부담이 강화되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연립주택으로의 수요 이동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5일 KB부동산의 서울 주택 유형별 월간 평균 매맷값 분석 결과, 4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5억6362만원, 연립주택은 3억5505만원으로 집계됐다. 두 주택 유형 간 격차는 4.40배로 KB부동산이 월간 주택 가격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11월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와 연립주택 간 가격 차 확대 흐름은 지난해부터 뚜렷해졌다. 지난해 1월만 해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연립주택의 3.76배 수준이었다. 이후 아파트값이 연립주택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지난해 8월 처음 4배를 넘어섰다.

이는 두 주택 유형의 상승 속도가 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2.6% 오른 반면, 연립주택은 4.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는 강남권에서 가격 차가 더 두드러졌다. 올해 4월 강남11개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9억5203만 원, 연립주택은 3억7325만 원으로 가격 차가 5.23배에 달했다. 강남권에서는 아파트 한 채 값이 연립주택 5채 이상과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선 것이다. 같은 기간 강북14개구의 아파트와 연립주택 가격 차는 3.36배로 집계됐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인 가격 변동이라기보다 주택 유형 간 수요 구조 차이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아파트는 단지 규모와 브랜드, 학군, 교통 접근성, 커뮤니티 시설, 환금성 등이 가격에 복합적으로 반영된다. 여기에 정비사업 기대감까지 더해지면 특정 지역에서는 아파트 선호가 더 강하게 나타난다. 반면 연립주택은 개별 물건별로 입지와 노후도, 주차 여건, 관리 상태 차이가 크다. 거래 시장도 아파트보다 활발하지 않아 가격 상승 탄력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아파트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화에도 연립주택은 대체재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매수 부담이 커진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립주택으로 눈을 돌리기보다 매수 시점을 늦추거나 선호 지역 아파트를 기다리는 방식으로 대응한다고 본다.

본지 자문위원인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대출 문턱이 높아질수록 실수요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결국 자금력이 충분한 수요층이 집중된 아파트 시장만 가격을 방어하게 된다”며 “연립주택은 가격 부담은 낮지만 환금성, 관리 상태, 임대차 리스크 등에 대한 우려가 있어 아파트 대체재로 인식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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