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인플레이션 공포' 엄습⋯한은도 '매파적 동결' 가능성 거론
신현송 한은 총재 취임 후 첫 금통위, 금리 결정보다 메시지에 주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정책금리를 3연속 동결한 가운데 한 달 앞으로 다가온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뜨겁다. 결과는 시장 예상대로지만 연준 내 통화정책방향 문구를 둘러싸고 의견이 첨예했던 데다 제롬 파월에 이어 케빈 워시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향후 미국 통화정책을 주도할 예정이어서다. 최근 취임한 신현송 한은 총재가 중동 전쟁 충격과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돌파할 묘수를 찾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1일 한은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기존 3.50~5.7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에는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커진 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9·10·12월 총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한 연준은 올들어 1월, 3월, 4월까지 연달아 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한국(2.50%)과 미국 금리 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p)를 유지하게 됐다.
국내외 시장에서는 이번 FOMC 회의를 두고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통화정책 결정 성명을 두고 연준 내부 의견이 큰 폭(8대 4)으로 엇갈렸기 때문이다. 소수의견 4명 중 3명은 연준의 금리 인하 방향성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를 두고 글로벌 IB(투자은행) 씨티는 "정책결정문 문구에 대한 반대의견은 이례적"이라며 "3명의 위원이 반대할 만큼 강경해졌고 이는 연준의 금리 인상 기준이 더 낮아졌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관계당국 역시 안갯속에 놓인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긴장감이 크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차기 연준 의장 취임 후 미 통화정책 경로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졌다"면서 "중동 전쟁도 미국과 이란 간 협상 난항 등으로 장기화 우려가 커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전일 F4회의를 통해 "미국 경제는 견조한 흐름이나 중동 사태로 금리 경로 상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면서 "필요할 경우 제때 안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로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당분간 사라진 것으로 해석되는 가운데 대한민국 중앙은행인 한은의 고민은 더욱 짙어졌다. 가뜩이나 전쟁 관련 이슈로 유가와 환율 등이 불안정한 가운데 미국 통화정책까지 대외 제약요인으로 부상하며 운신의 폭이 한층 좁아진 상태여서다. 현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출 경우 미국과의 금리 역전이 더 심화돼 환율 상승과 자본 유출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 반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시장에서는 중동 관련 방향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내달 28일 개최 예정인 한은 금통위 역시 연준과 같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동결'을 선택할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올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최근 발표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급등에 더해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7% 내외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물가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어서다. 신 총재는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물가와 성장 간 정책 목표가 상충될 경우 물가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번 5월 금통위에서 역시 금리 결정 자체보다 어떠한 정책 메시지를 내놓을 것인지에도 관심이 높 다. 신 총재 취임 이후 첫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자리인 만큼 신 총재가 어떤 방향성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향후 국내 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 기대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