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군사비 11년 연속 증가해 사상 최대…복지 축소에 시민 반발 커져

기사 듣기
00:00 / 00:00

작년 군사비 2조8870억달러…전년 比 2.9%↑
유럽 14%↑…복지 예산 삭감 움직임
한국, 478억달러로 세계 13위

세계 군사비 지출이 11년 연속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유럽에서는 군사비 급증 여파로 복지 예산 삭감론이 확산하면서 국민 반발도 커졌다.

2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이날 지난해 세계 군사비가 전년보다 2.9% 증가한 2조8870억달러(약 4247조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냉전 종식 이후 감소했던 군사비는 2000년경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증가 속도가 더 빨라졌다. 증가세는 11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1998년 대비 약 2.3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특히 유럽의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유럽 군사비는 전년보다 약 14% 증가한 8640억달러로 전체 증가를 견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탈퇴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거세지는 러시아의 위협과 미국 정부의 관여 감소로 인해 방위력 증강이 시급하다.

독일은 24% 급증한 1140억달러를 기록하면서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4위로 올라섰다. 폴란드는 23%, 이탈리아도 20% 각각 늘렸다. 러시아는 5.9%, 우크라이나는 20% 증가했으며, 이 두 국가가 유럽 군사비 증가분의 약 20%를 차지했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도 8.1% 증가했다. 중국은 7.4%, 인도는 8.9% 각각 늘렸다. 일본은 9.7% 증가했다. 한국 군사비는 전년과 거의 같은 478억달러로 세계 13위 수준이었다고 SIPRI는 분석했다.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군사비 비율은 전년보다 0.1%포인트(p) 높은 2.5%를 기록했다. 이미 정부 지출 전체의 6.9%를 차지하며 재정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경제 성장 둔화 속에서 군사비가 급증하는 유럽에서는 다른 예산을 삭감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핀란드는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러시아와 약 1300㎞ 국경을 맞댄 핀란드는 2027~2030년 재정 계획에서 의료·사회복지 등에서 5억4000만유로(약 9315억원)를 삭감하기로 했다. 대신 국방비는 11억3000만 유로 추가 투입한다. 이에 따라 국방비의 GDP 대비 비율은 현재 약 2.5%에서 2030년 3.2%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이 같은 정책에 대한 반발도 나타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재정 계획 협의가 절정에 달했던 21일 수도 헬싱키에서는 약 600명이 참여한 시위가 열렸다. 핀란드 사회보건협회는 “이번과 같은 대규모 삭감은 이미 취약한 계층에 가장 심각한 타격을 준다”며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이밖에 독일과 영국 등 주요 국가들도 복지 개혁 방침을 제시하고 있으며, 네덜란드는 국방 재원 확보를 위해 자유세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여론의 반발을 사는 복지 삭감이나 증세를 본격적으로 실행한 나라는 아직 많지 않다. 현재 널리 쓰이는 재원 확보 방안은 국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적은 대외 원조 예산 삭감이다. 하지만 군사 예산이 줄어들 가능성은 작으며 앞으로 개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샤오 량 SIPRI 군사 지출·무기생산 프로그램 연구원은 “지금은 아직 국방비 확대라는 장기적 추세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확대 추세가 지속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더욱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외 원조 삭감 등 여론의 반발이 적은 방법만으로는 재원을 충당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