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 줄고 월세 '쑥'…삼성 반도체 훈풍에 고덕 임대시장 '꿈틀'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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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평택캠퍼스 재가동…수요 회복 기대
임대 문의 늘고 월세 60만원→100만원대

▲'고덕 유보라 더 크레스트' 단지 내에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바라본 모습. (천상우 1000tkddn@)

“월세 문의가 크게 늘었어요.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경기도 평택 고덕신도시에서 24일 오전 만난 한 공인중개사가 전한 최근의 시장 분위기다. 한동안 공실과 미입주 문제가 이어졌던 고덕 시장에 최근 들어 임대 문의와 계약 상담이 눈에 띄게 늘었고 즉시 입주가 가능한 물건을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붙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매물은 단기간에 소진되며 공실도 점차 줄어드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투자 흐름과 맞물려 있다. 2024년 1월 메모리 업황 부진으로 멈췄던 평택 P4 내부공사가 지난해 11월 재개 수순에 들어선 데 이어, 삼성전자는 P5 건설 재개와 2028년 가동 계획도 공식화했다. 여기에 평택 P5 1단계 설비투자가 올해 2월 국민성장펀드 지원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투자 가시성이 한층 높아졌다.

주변 도시 인프라도 속속 가시화하고 있다. 평택시는 고덕국제신도시 내 신청사 건립을 2027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총사업비는 3462억원이다. 미국 애니 라이트 스쿨과의 협약을 바탕으로 2030년 9월 개교 목표의 국제학교 설립도 진행되고 있다. 반도체 생산기지 확장에 행정·교육 인프라까지 더해지면서 고덕 일대 배후 주거 수요를 받칠 여건도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반도건설 고덕 유보라 더 크레스트 뒤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보인다. (사진제공=반도건설)

이 같은 임대시장 훈풍은 즉시 입주가 가능한 단지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반도건설의 ‘고덕 유보라 더 크레스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단지는 분양은 완료됐지만 과거 시장 침체 속에 입주가 더뎠던 곳이다.

단지는 전용면적 59~84㎡ 규모로 구성된 주거형 오피스텔이다. 고덕신도시 중심상업지 인근에 자리해 생활 편의시설 이용이 쉽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도 도보 20분으로 가까운 편이다.

임대료 흐름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현지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이 일대는 반도체 공사 지연과 시장 침체가 겹쳤던 지난해 전용 59㎡ 기준 월세가 60만~70만원 수준까지 떨어졌고 공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수요가 붙으면서 비슷한 면적 월세가 100만원 안팎까지 회복됐고 일부는 120만 원 수준까지 올라온 사례도 나오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즉시 입주가 가능한 물건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기업체 숙소와 장기 임대 문의도 증가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이전과 달라졌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흐름이 곧바로 매매시장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매매는 제한적인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시장 전반이 반등했다기보다는 임대차 시장을 중심으로 회복 초입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매매는 아직 급매 위주로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지금은 집값이 오르는 단계라기보다 임대 수요가 먼저 붙으면서 시장 분위기가 바뀌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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