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3.2’ 변이, 34개국서 검출…증상은?

익숙하지만 익숙해지고 싶지 않은 그 이름. 코로나가 새로운 별명과 함께 등장했는데요. 바로 ‘매미(Cicada)’입니다. 이 생소한 별칭과 함께 등장한 코로나 변이는 전 세계 34개국을 휩쓸고 국내에서도 우세종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요. 방역 당국은 ‘매미’라는 별칭이 주는 공포가 과학적 사실을 가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매미(Cicada) 변이’, ‘BA.3.2’는 2021년 말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 잠시 나타났다 사라졌던 BA.3 계통의 후손(?)인데요. 한마디로 새로운 변이는 아닙니다. 2024년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5세 남아의 검체로부터 처음 확인된 바 있죠. 마치 수년간 땅속에서 유충 시기를 보내다 일제히 지상으로 올라오는 매미처럼, 약 4년간 수면 아래에서 조용히 진화하며 잠복하다가 등장했다는 의미에서 ’시카다(Cicada)'라는 별칭이 붙은 건데요.
그러나 질병관리청은 이러한 별칭 사용에 우려를 표하며 지양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과학적 근거가 없고 불필요한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말이죠.

BA.3.2가 전 세계 보건당국을 긴장시키는 진짜 이유는 돌연변이 숫자 때문인데요. 3월 발행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주간 보고서(MMWR)에 따르면 BA.3.2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최신 백신(LP.8.1)의 기준이 되는 바이러스와 비교했을 때 스파이크 단백질에서만 무려 70~75군데가 바뀌어 있었습니다. 우리 몸의 면역 세포는 바이러스의 겉모습(스파이크 단백질)을 보고 범인을 식별하는데, 이 녀석은 얼굴을 75군데나 고치고 나타난 셈인데요.
면역 세포들이 예전의 기억(과거 감염이나 백신 접종)을 가지고 범인을 찾으려 해도, 너무나 달라진 모습에 눈앞의 바이러스를 그냥 통과시키게 되어버리죠. 이것이 바로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강력한 ‘면역 회피’ 능력입니다. 과거 전 세계를 휩쓸었던 ‘JN.1 변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죠. 그만큼 한 번 걸렸던 사람도 다시 걸릴 확률, 즉 돌파 감염의 위험이 이전보다 훨씬 높아진 겁니다.

BA.3.2의 확산 속도는 전 세계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유럽 등 최소 34개국에서 검출됐습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하수(Wastewater·사람의 생활과 산업활동 등에서 사용된 뒤 오염물질을 함유한 물) 역학 감시 데이터’인데요. 미국 CDC의 발표에 따르면 임상 환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수주 전부터 미국 내 25개 주, 260개 이상의 하수 샘플에서 BA.3.2 양성 반응이 확인됐습니다. 현재 미국의 하수 기반 점유율은 약 11%를 기록 중이며, 덴마크와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30~40%에 육박하며 우세종화를 앞두고 있죠.
한국도 상황은 비슷한데요. 1월 BA.3.2 국내 검출률은 3.3% 수준이었으나, 3월 말 기준 23.1%까지 치솟았죠. 질병청은 이러한 급증세가 다가올 여름철 재유행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정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건강 매거진 AARP등에 따르면 BA.3.2의 증상은 기존 오미크론과 대체로 유사한데요. 고열, 기침, 인후통, 근육통이 주를 이룹니다.
특이점은 ‘야간 발한’과 ‘소화기 증상’ 보고가 늘었다는 점인데요. BA.3.2 감염자들 사이에서 자는 동안 옷이 흠뻑 젖을 정도의 식은땀을 흘리거나 메스꺼움, 설사를 동반하는 사례가 이전 변이보다 상대적으로 빈번하게 보고됐습니다. 또한, 성인보다 아동 계층에서 더 높은 검출률을 보이는 경향이 있죠.
다만 유럽의약품청(EMA)은 야간 발한의 경우 백신 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목록에도 포함된 점을 언급했는데요. 이에 특정 증상 하나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전반적인 컨디션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죠. 거기다 현재까지 이 변이가 질병의 중증도나 치명률을 유의미하게 높인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일부에서 제기된 ‘백신 무용론’에 대해서는 방역당국과 국제기구 모두 선을 그었는데요. 질병관리청은 “BA.3.2 변이 역시 기존 신속진단키트로 감염 확인이 가능하며 현재 접종 중인 ‘LP.8.1’ 기반 백신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해당 백신의 효과를 인정하고 있죠.
LP.8.1 백신은 최근 유행했던 오미크론 계열 변이(JN.1 등)를 기반으로 업데이트된 최신 mRNA 백신인데요. 기존 백신이 과거 변이를 기준으로 설계된 반면, LP.8.1은 보다 최근 변이의 유전 정보를 반영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도록 개선됐습니다.
BA.3.2 변이는 돌연변이가 많아 과거 백신 대비 면역 회피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최신 백신은 유사 계열 변이를 기반으로 설계된 만큼 여전히 대응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데요. 유럽의약품청(EMA)도 화이자 백신 ‘코미르나티 LP.8.1’이 BA.3.2를 포함한 최신 오미크론 하위 변이에 대해 중증화 예방 효과를 유지한다고 밝혔죠.

질병관리청은 여름철 재유행 가능성에 대비해 이달 30일 종료 예정이던 고위험군 대상 무료 예방접종 기간을 6월 30일까지 두 달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면역 회피력이 높은 BA.3.2 변이 확산과 낮은 접종률을 함께 고려한 조치인데요.
연령별 접종률을 보면 80세 이상은 53%, 70세 이상은 51%로 절반을 넘겼지만, 65~69세는 31.6%에 그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질병청은 이 연령대가 사회 활동이 활발하면서도 기저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구간인 만큼, 추가 접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죠,
아울러 기존 신속항원진단키트로도 감염 여부 확인이 가능한 만큼,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