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천하 ‘K-검색’ 흔들까…구글, 제미나이 입은 ‘크롬’으로 한국 시장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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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 인 크롬'은 브라우저 우측 상단의 '제미나이에게 물어보기(Ask Gemini)' 아이콘을 실행하면 된다. (구글코리아)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자국 플랫폼 기반 검색 시장을 보유한 한국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구글이 최신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 3.1’을 크롬 브라우저에 전면 배치하며 단순 검색창을 넘어 인터넷 활동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AI 비서’로 진화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검색 시장의 관문인 브라우저를 지능화해 이용자가 네이버 등 경쟁사 페이지로 이동할 필요 자체를 줄여버리는 ‘입구 장악’ 전략이다.

21일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가 65.81%, 구글이 29.63%를 기록 중이다. 한때 구글의 점유율은 37%까지 치솟으며 네이버를 위협했으나 네이버가 AI 검색을 고도화하며 격차를 벌린 바 있다. 그러나 구글이 이날 출시한 크롬의 신규 기능은 국내 서비스 입지를 다시금 위협할 정도로 강력하다는 평가다. 웹 서핑 도구인 브라우저에 AI를 심어 이용자의 활동 동선을 선점해서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인 ‘제미나이 인 크롬’은 브라우저 측면 패널에 상주하며 이용자의 탭 전환이나 사이트 이동 동선을 차단한다. 이용자는 현재 페이지를 벗어나지 않고도 글 요약, 정보 비교, 지메일 초안 작성, 캘린더 일정 등록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나노 바나나 2’ 모델을 통한 이미지 변환도 브라우저 안에서 해결된다.

이는 검색을 위해 특정 포털을 방문하는 단계를 생략하게 만드는 전략이다. 이용자가 브라우저 단에서 모든 정보를 소비하게 되면 검색 쿼리를 기반으로 광고 수익을 올리는 국내 포털에는 체류 시간 하락이라는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 구글은 이용자의 행위 자체를 브라우저 내 비서 호출로 대체하며 트래픽의 물길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네이버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네이버는 한국인의 일상과 밀착된 쇼핑, 예약, 결제 등 강력한 ‘로컬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구글 비서가 정보 요약은 해줄 수 있어도 실제 식당 예약이나 결제 등 실생활 업무는 여전히 네이버가 우위에 있다. 네이버는 이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2분기 중 ‘AI 탭’을 선보인다. AI 에이전트가 네이버의 버티컬 서비스와 유기적으로 연계해 ‘검색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끝내는 완결형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글이 ‘탐색’의 시작을 노린다면 네이버는 ‘실행’의 끝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이번 구글의 공세가 검색 시장 주도권을 결정짓는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구글이 첫 관문을 지능화해 사용자 경험(UX) 혁신을 꾀하고 있는 만큼 네이버의 수성 전략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가 관건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예약·결제라는 강력한 인프라를 쥐고 있지만 구글이 브라우저 단에서 사용자의 탐색 시간을 먼저 선점할 경우 네이버는 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을 잃을 위험도 있다”면서 “사용자들이 탭 이동 없는 편리함에 익숙해질수록 양사의 ‘시간 점유율’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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