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재차 고조되면서 한국 선박과 선원들이 통항을 시도하지 못한 채 대기 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정근 HMM해상노조 위원장은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재개됐다고 해서 시도를 잠깐 해보려 했지만 국제 정세가 다시 많이 바뀌면서 현재는 대기하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이미 통항 시도가 좌절된 사례도 확인됐다. 전 위원장은 “CMA CGM 선박이 먼저 통항을 시도하는 것을 지켜봤는데,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란 외무장관과는 상관없고 최고지도자 승인이 있어야 한다’며 돌아가라고 했다”며 “선박들이 당황해서 통항을 멈추고 다시 페르시아만으로 돌아왔다. 혼란의 연속이었다”고 설명했다.
개별 선사가 이란 측과 협의해 통항 허가를 받는 방식 역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 위원장은 “우리나라 국적 선사들은 이란과의 공식 협의 채널이 공유된 적이 없다”며 “국제적으로 봤을 때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지만 친이란에 가까운 국가 선박들이 일부 통항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대응과 관련해서도 제한적인 정보만 공유된 상태다. 전 위원장은 “정부로부터 명확한 설명을 들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외교 당국이 우리 선박 26척이 해협이 개방될 경우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선박 리스트를 파악하기 위해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였지만 국제 정세가 급변하면서 그렇게 흘러가지는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체 항로로 거론되는 홍해 역시 안전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 위원장은 “홍해를 통한 에너지 수송은 매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이루어진 고도의 판단 결과였다”며 “후티 반군 등 친이란 세력의 위협이 있어 그쪽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하지 못한 선박들은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전 위원장은 “홍해는 다른 항로로 흐름을 만들 수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 안에 있는 선박들은 그런 선택이 어렵다”며 “호르무즈는 초크포인트(병목 지점)”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현장 선원들의 불안감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 위원장은 “CMA CGM 선박이 통항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이란 혁명수비대가 보트를 타고 와 총격을 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통항 시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