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건물도 사주나요”⋯PF 막히자 LH 오픈마켓에 주택 사업자 몰렸다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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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연내 3만8224가구 매입 추진
수도권 81% 집중·매입약정 중심 확대
건설ㆍ시행사 1700여명 방문⋯북새통

▲14일 경기남부지역본부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매입 오픈마켓·사업설명회’ 현장에 주택사업자들이 대출 문의를 위해 은행 부스를 찾은 모습. (조유정 기자 youjung@)

“건설 경기가 너무 안 좋아 분양 리스크도 크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막혀 답이 없어 찾아왔습니다.”

14일 경기남부지역본부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매입 오픈마켓·사업설명회’ 현장. 보유 토지를 활용해 매입약정 사업을 검토하려는 건설사와 시행사 관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상담 부스마다 사업 참여 조건과 매입 구조를 묻는 질문이 이어지며 현장은 비교적 분주한 분위기였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약 1700명이 방문했다.

최근 주택 경기는 중동 전쟁 장기화와 고유가, 고금리 부담,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월 주택사업경기 전망지수는 63.7로 전월 대비 25.3포인트(p) 하락했다. 수도권은 78.2로 16.7p 내렸고 비수도권은 60.6으로 27.1p 떨어졌다.

이 같은 시장 위축 속에 현장을 찾은 주택사업자들은 금융 경색과 분양 리스크를 동시에 호소했다. 한 사업자는 “11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PF 대출이 사실상 막힌 상황이라 상담을 받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 리스크가 큰 만큼 매입약정 방식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대출 안내를 진행하는 은행 부스에 가장 많은 사업자들이 몰렸다. 한 은행 관계자는 “PF 시장 위축으로 민간 사업자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LH 매입약정과 연계된 금융 상품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LH는 주택 공급 확대와 함께 민간 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해 공급 기반을 넓히고 양질의 임대주택을 신속하게 확보하기 위해 매입약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장창훈 LH 매입임대사업처장은 “신축 매입임대는 주택 공급 정책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며 “민간 사업자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양질의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14일 경기남부지역본부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매입 오픈마켓·사업설명회’ 모습. (조유정 기자 youjung@)

LH는 올해 전국에서 총 3만8224가구 규모의 주택 매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축 매입약정이 3만4727가구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기존주택 매입은 3497가구다. 수도권에는 전체의 81%인 3만1014가구를 배정했다. 지역별 매입공고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민간 참여를 통해 공급 물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LH는 매입약정 사업을 민간 참여 기반을 확대하고 공급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했다. 신축 중심 구조에서 나아가 건설 매입약정과 비주택 리모델링, 모듈러 주택 등 신규 유형을 도입하며 공급 방식을 다변화했다.

제도 개선도 병행했다. 서류 접수부터 매입 심의 결과 통보까지 기간을 6개월 이내로 제한하는 ‘심의 기간 단축제’를 도입해 사업 지연을 줄이기로 했다. 심사 방식은 기존 비계량 평가에서 정량 중심 평가로 전환하고, 서류심사 결과를 매입심의 점수에 50% 반영하도록 구조를 바꿨다. 외부 심의위원도 기존 5명에서 7명으로 확대해 공정성을 강화했다.

가격 산정 방식도 정비했다. 기존 혼합 방식에서 감정평가 방식으로 일원화해 고가 매입 논란을 줄이고 사업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인허가 이후 약정을 체결하는 구조를 통해 가격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공정 단계별 품질 점검을 유지해 주택 품질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매입 가격과 사업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주택사업자 B씨는 “공사비가 크게 올랐지만 매입 가격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며 “감정평가 방식으로는 공사비 상승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사업 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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