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인프라·인재 패키지 필요”…정책 수요 구조 변화

기업들이 요구하는 규제 혁신의 방향이 단순한 규제 완화에서 ‘행정 방식 개선’과 ‘투자 지원 확대’로 이동하고 있다. 인허가 지연과 소극 행정으로 투자 일정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공무원 적극행정 면책과 집행 속도 개선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여기에 대규모 투자 지원과 인재 확보까지 결합한 ‘투자·인프라·인재 패키지’ 요구가 확대되며 정책 수요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14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2026년 기업규제 전망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꼽은 규제혁신 과제는 ‘공무원의 적극행정 면책 강화’로 23.8%를 차지했다. 이어 ‘규제 총량 감축제 강화’가 22.2%로 뒤를 이었다. 기업들이 규제 자체보다 규제 집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더 큰 부담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인허가 지연과 행정 소극주의가 투자 결정의 주요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어 ‘의원 입법 규제 영향분석제 도입’이 18.1%, ‘메가특구 제도 신설’과 ‘규제샌드박스 실효성 제고’가 각각 16.3%로 집계됐다. 이는 기업들이 개별 규제 완화보다 입법·제도 전반의 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의원 입법 규제 영향분석제는 신설·강화되는 규제의 경제·사회적 영향을 객관적·과학적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현재 정부 입법안에는 규제영향분석제가 적용되나 의원 입법안에는 미적용되고 있다. 메가특구 제도는 기업·지자체가 주도하여 일정 지역 내 규제 완화 특례, 보조금, 세제·재정 정책 패키지 등 신청시 대통령 주재 위원회에서 메가특구를 지정·의결해 지원하는 제도다.
혁신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 과제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기업들은 글로벌 혁신기업 육성을 위해 필요한 과제로 ‘정부 보조금·국부펀드 조성 등 대규모 투자 지원’(42.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기술 인재 양성·확보를 위한 교육 개혁’이 38.1%, ‘첨단산업 규제 완화’가 29.8%로 나타났다. 단순 규제 완화보다 투자, 인프라, 인재를 아우르는 종합 정책 패키지를 요구하는 흐름이 뚜렷해진 것이다.
정부의 규제합리화 노력에 대해서는 63.8%가 ‘만족’한다고 응답했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추가적인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행정 해석과 집행 방식이 더 큰 변수”라며 “투자 속도를 높이려면 규제 완화와 함께 행정 리스크를 줄이는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