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공주택 공급에 18조 투입 계획
‘조직분리’로 부채관리 나섰지만 우려 여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채가 170조원을 넘어서며 재무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공공주택 공급 확대에 따른 자금 투입은 늘어난 반면 토지 매각 감소와 분양 지연으로 현금 회수는 늦어지면서 재무 구조에 부담이 누적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올해도 사업비 증가가 이어지면서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공개된 LH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해 부채는 173조656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160조1055억원 대비 13조원 이상 증가한 규모다. LH 부채는 2021년 139조원, 2022년 147조원, 2023년 153조원으로 매년 확대되는 흐름이다.
부채 증가의 배경에는 3기 신도시 조성, 전세사기 피해주택 및 미분양 주택 매입 등 공공사업 확대가 있다. 자금 투입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토지 매각 축소와 분양 일정 지연으로 자금 회수는 늦어지면서 재무 부담이 커졌다.
임대주택 사업의 구조적 적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가 이하로 공급되는 특성상 사업을 확대할수록 손실이 누적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LH는 임대주택 사업에서 2023년 2조2238억원, 2024년 2조4806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부족한 재원을 보전하기 위한 사채 발행 확대 역시 부채 증가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향후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LH를 중심으로 주택 공급 정책을 추진하면서 투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는 ‘9·7 대책’을 통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6만 가구를 LH 직접 시행 방식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LH는 올해 공공주택 공급을 위해 총 17조8000억원 규모의 공사 및 용역 발주 계획을 수립했다. 이 가운데 주택사업 비중은 약 68%로, 전체의 71%에 해당하는 약 12조8000억원이 수도권과 남양주왕숙·인천계양·고양창릉·하남교산 등 3기 신도시에 집중됐다. 다만 직접 시행 확대에 따라 과거 토지 매각을 통해 즉시 수익을 확보하던 구조와 달리 수익 인식 시점은 분양·준공 이후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현금 창출원인 토지사업은 위축되는 모습이다. 토지 매출은 2022년 12조원에서 2025년 7조3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연체 규모는 3조9000억원에서 6조원대로 늘었다. 해약 규모 역시 4000억원에서 6조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확대된 사채 발행도 재무 부담을 키우고 있다. LH는 올해 공사채 발행 한도를 20조원으로 늘렸으며, 1분기 채권 발행 규모는 4조1835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037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재무 부담이 확대될 경우 주택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부는 LH를 토지주택개발공사와 토지주택은행(가칭)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공임대 사업에서 발생한 부채를 별도 조직으로 이전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공급 속도를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 개편만으로는 근본적인 재무 개선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직을 분리하더라도 근본적인 재무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며 “수익성이 낮은 부문을 떼어내면 부채 증가 속도는 완화될 수 있지만 적자 구조 자체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적 주택 공급 확대를 감안하면 추가적인 재정 지원이나 구조적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