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군비 확충·수출 기대 맞물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내 방위산업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글로벌 군비 증강 흐름이 맞물리며 방산 기업 전반의 투자 매력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방산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K-방산 ETF 7개 상품의 순자산총액은 3조636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27일(3조685억원)와 비교하면 18.5% 늘어났다. 연초(1조8262억원) 대비로는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상품별로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방산TOP10’이 전쟁 시작 전 3886억원에서 5892억원으로 51.6% 급증하며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같은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KODEX 방산TOP10레버리지’도 790억원에서 875억원으로 10.8% 증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방산&우주’는 7253억원에서 9708억원으로 33.9% 늘었다.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 역시 1조7063억원으로 5.7% 증가했고, ‘PLUS K방산레버리지’는 296억원에서 342억원으로 15.6% 확대됐다. 이외에도 ‘SOL K방산’은 8.6%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방산 ETF 강세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국내 미사일 체계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에 대해 95% 이상의 요격 성공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외 수요 확대 기대가 커졌다.
여기에 글로벌 군비 확충 흐름이 맞물리며 방산 산업의 구조적 성장 기대도 강화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 지역 충돌까지 겹치면서 각국의 ‘자주국방’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중동 국가들은 방공망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의 국방비 지출 확대에 합의하는 등 유럽 역시 군비 증강 기조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국내 방산 기업은 가격 경쟁력과 빠른 납기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어 글로벌 수요 확대의 수혜가 기대된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KAI) 등 주요 종목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ETF 수익률도 동반 상승하는 흐름이다.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시각 변화도 긍정적인 변수로 꼽힌다. 1조8000억달러 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준을 이유로 20년간 유지해온 방산 투자 제한 규정의 폐지를 논의 중이다. 유럽 주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도 현실적인 안보 위협을 반영해 방산 투자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전쟁 장기화 여부는 향후 변수로 꼽힌다. 다만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갈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보다는 구조적 긴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방산 수요 증가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탈세계화 국면 속 자주국방으로의 전환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K방산 장기 성장 사이클의 핵심”이라며 “과거에는 수주잔고나 실적 개선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면, 지금은 지정학 리스크 확대와 각국의 국방비 증액이라는 정책 변화가 방산 기업의 몸값 자체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종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대로 이란 사태가 일단락이 되더라도, 조정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러·우 전쟁의 불씨가 여전히 존재하고 전력 보충 위한 재고 확보, 신규 수요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