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면서 노사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 기대감 속에서 보상 체계 개편을 주장하는 노조와, 대규모 투자 부담과 산업 영향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는 회사 측 입장이 맞서고 있다.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최승호 삼성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성과급 요구와 관련해 “금액보다는 영업이익의 15% 기준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교섭 과정에서 조정해 나온 비율”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애초 20% 수준을 요구했다가 협상 과정에서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처음에는 영업이익 20% 기준으로 교섭을 진행했고 조정 과정에서 15%로 낮췄다”고 말했다.
성과급 기준을 영업이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그는 “기존 EVA 기준은 대외비라 직원들이 알 수 없는 구조”라며 “영업이익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5~16% 수준이기 때문에 이를 투명하게 적용하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선 폐지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현재 연봉의 50% 상한이 있어 성과를 많이 내도 보상이 제한된다”며 “투명화와 상한 폐지, 제도화를 통해 노사 갈등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보상 격차에 따른 인재 유출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최근 3~4개월 동안 200명 넘게 하이닉스로 이직했다”며 “하이닉스는 1인당 성과급이 5억원 수준인데 삼성은 평균 4000만원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이어 “마이크론 등 해외 기업도 연봉을 2배 이상 제시하며 인재를 확보하고 있다”며 “성과에 맞는 보상이 없다면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반면 회사 측과 재계는 노조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가 1분기 57조원 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3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 가운데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경우 규모는 40조~45조원 수준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의 연간 연구개발(R&D) 투자 규모(약 30조~40조원)를 뛰어넘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반도체 경쟁력 확보에 필요한 핵심 투자 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반도체 공장 한 기를 짓는 데만 약 30조원이 투입되는 점을 고려하면, 성과급으로 대규모 자금을 집행할 경우 향후 설비 투자와 인수합병(M&A) 전략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주 측 반발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약 11조1000억원 수준인데, 노조 요구가 수용될 경우 성과급이 배당금의 4배에 달하게 된다. 개인투자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약 400만 주주 입장에서는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사업부 간 형평성 문제 역시 변수다. 반도체(DS) 부문이 실적을 견인하고 있지만, 가전·모바일(DX) 부문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요 둔화 등으로 실적 개선 폭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 경우 특정 사업부 중심의 성과급 지급은 내부 위화감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파업 현실화에 따른 경제적 파장도 부담이다. 노조는 다음 달 21일부터 약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수출과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반도체는 전체 수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산업으로,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국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