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자동투자 전환 추진…기금형·계약형 조화 필요”
“레버리지 ETF는 선택 다양성…거래시간 확대는 대세”

황성엽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자본시장 체질 개선과 장기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단기 처방을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도약하기 위한 10년 청사진을 마련하고, 이를 구체화할 민간 중심 논의기구를 출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황 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홍보석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이 자본시장 레벨업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며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K-자본시장포럼’을 공식 출범시켜 장기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조직 개편을 통해 ‘K자본시장본부’를 신설하고, 연금·세제·자산관리(WM)·디지털 혁신 등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했다. 앞으로 ‘K자본시장추진단’을 별도로 꾸려 10년 미래 청사진을 마련하는 K자본시장포럼 출범을 추진한다.
황 회장은 “이달 말 출범식을 갖고 다음 달부터 본격 논의를 시작해 10개 내외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1년 내 정책 보고서를 정부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날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5대 중점 과제도 제시했다. 우선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발행어음, 종합투자계좌(IMA) 등을 중심으로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해 ‘생산적 금융’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발행어음과 IMA 업무를 고도화하고, 대형 증권사가 기업자금 공급 엔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중소형사의 참여를 위해 순자본비율(NCR) 규제 개선과 위험가중자산(RWA) 산정 방식 현실화도 지속 건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 BDC와 국민성장펀드 세제 혜택 관련 법안이 계류된 상황과 관련해 “모든 제도는 안착까지 시간이 필요하지만, 정부 의지가 강하고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도 많다”고 했다. 특히 BDC에 대해서는 초기에는 운용사 중심으로 출발하겠지만, 이후 증권사까지 참여가 확대되면 선제 투자 기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퇴직연금 시장 개편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현재 디폴트옵션 적립금의 85%가 정기예금 등 안정형 상품에 집중돼 있지만, 자동 투자 방식(Opt-Out) 전환 등을 통해 ‘투자형’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방안을 당국과 협의하겠다는 설명이다. 또 기금형 도입 논의와 관련해 황 회장은 “계약형과 기금형이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국내에 상품이 없어 해외로 투자 수요가 나가는 상황”이라며 “선택의 다양성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외주식시장(K-OTC)과 관련된 우려에 대해서는 “상장폐지 기업이 모두 유입되는 구조가 아니라 엄격한 심사를 거친다”며 “최근 코스닥에서 넘어온 10개 종목 중 실제 거래가 허용된 기업은 2곳에 불과하고, 이들 역시 6개월간 모니터링을 거친다”고 말했다.
자산관리 분야에서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 개선과 주니어 ISA 도입,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제도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토큰증권(STO) 제도 안착과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거래소 거래시간 확대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대세”라며 “6월에서 9월로 조정되면서 준비 기간이 확보된 만큼 이전보다 나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형사와 달리 중소형사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업계 의견을 거래소에 전달하고 있고 현재 IT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황 회장은 “자본시장은 국민 자산을 늘리고 노후까지 책임질 ‘국민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현장의 문제를 실질적 대안으로 연결하는 실행력을 통해 성과를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