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조 기준 반영해야”…현실성 논란 확산

삼성전자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노동조합이 기존 보상 기준을 넘어선 추가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실적 호조에 기준 자체를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시장에서는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7일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는 입장문을 통해 현재 실적 흐름과 전망을 반영한 보상을 요구했다. 앞서 회사는 2차 집중교섭 당시 올해 영업이익을 200조원으로 가정해 보상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1분기 호실적을 달성한 만큼 올해 상향된 영업이익 전망을 반영한 보상 체계로 재설계해야 한다는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이 57조2000억원으로 반도체(DS) 부문 예상 55조원이며, 시장과 내부 전망치로 올해 영업이익 270조원 이상 확실시되고 있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200조 기준 특별 포상’이 아닌 실제 성과와 실적 전망에 맞는 1등 기업에 맞는 정당한 보상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노조 요구가 과도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분기 실적 호조를 근거로 연간 기준을 상향하는 것은 불확실성을 간과한 접근이라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른 메모리 호황이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 가격 상승이 실적을 끌어올렸지만 이는 업황 사이클에 크게 좌우되는 구조다. 중동 리스크와 글로벌 IT 투자 둔화 등 변수에 따라 하반기 수요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 연간 실적이 그대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전망치를 기준으로 보상 수준을 재설정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번 논란은 반도체 슈퍼사이클 국면에서 노사 갈등이 다시 부각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삼성전자 실적은 DS 부문이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DS 부문 영업이익은 30조~4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전체 실적 대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다만 모바일·가전 등 DX 부문은 원가 부담과 수요 둔화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사업부 간 온도차도 존재한다. 성과급 기준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될 경우 조직 내부 균형과 사업부 간 협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보상 체계 개편을 요구하며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협상 진전에 따라 파업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핵심 쟁점은 ‘확정 실적 기반 보상’과 ‘전망 반영 보상’ 간 충돌이다. 노조는 “실적 레벨이 달라진 만큼 보상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회사와 시장은 “불확실성을 반영한 보수적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이 단순 임금 문제가 아니라 향후 삼성전자 보상 체계 전반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급은 통상 확정 실적과 연간 경영계획을 기준으로 설계된다”며 “예상치만으로 기준을 끌어올리면 향후 실적 변동 시 역풍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반도체 호황이지만 사이클이 꺾이면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며 “성과급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향후 수년간 노사 관계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