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는 중동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수급 불안과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원유·나프타 확보를 위한 특사 파견 등 공급망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전반적인 경제 흐름은 견조하지만 민생 부담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필수품 수급 안정과 물가 관리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중동 상황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로 원유와 나프타 추가 확보와 관련된 협의를 위해 오늘 저녁 출국해 카자흐스탄, 오만, 사우디아라비아에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문에는 산업통상부 등 관계 부처와 국내 에너지 기업이 함께 한다.
강 비서실장은 "우리나라 경제는 중동 지역에서 도입되는 석유와 나프타에 크게 의존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 경제 특성상 중동 상황이 완전히 해결되기 전까지는 대체 공급선, 대체 공급선을 확보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2400만배럴 규모의 원유를 확보하며 급한 불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공급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추가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면서 강 비서실장은 "현재 '에너지 불안' 상태의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UAE에서 2400만배럴을 확보한 것은 단기적인 불안함을 달래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장기 수급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단 1배럴의 원유라도, 단 1t의 나프타라도 가져올 수 있다면 방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 비서실장은 원유 외에도 생활·산업 전반에 걸친 에너지 및 원자재 수급 상황을 촘촘히 점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상경제 상황 점검회의에서 페인트, 종량제 봉투, 요소수, 콘크리트 등 70∼80개의 항목에 대해 '실시간 신호등 시스템'을 도입해 살펴보고 있다. 경고등이 뜨면 노란색, 심각하면 주황색 등으로 표시된다"면서 "이상 징후가 확인되면 대체 공급선이 뭔지, 규제 완화 방안이 없는지를 전방위적으로 찾아본다"고 부연했다.
또 "제품을 생산하거나 공급받는 기업과의 간담회를 실시하고 보관·유통 현장을 직접 방문해 확인하는 노력을 통해서 점검 결과가 실상과 괴리된 탁상공론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중동 상황 장기화 우려에 따른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이 나왔다. 최근 홍익표 정무수석 등이 중동 전쟁 장기화에 대비한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추가 재정 투입론이 제기된 바 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도 "상황이 장기화되거나 추가적인 충격이 발생할 경우 재정 여력을 고려해 (2차 추경을) 판단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이와 관련해 김용범 정책실장은 "2차 추경은 매우 앞선 원론적 이야기"라며 "이번 26조원 규모의 (1차) 추경을 신속히 심의·집행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쟁에 따른 직접적인 충격 3개월, 공급망 등 간접적인 충격 6개월 정도를 상정하고 추경을 편성했다"며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는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마련된 만큼, 그 이후의 상황은 추경을 충실히 집행한 뒤에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아울러 "최고가격제 등도 이 전황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그에 맞춰 대응해야할 것 같다"며 "그 정도는 대응할 수 있을 정도로 추경을 편성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일각에서 이번 1차 추경의 증액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규모 자체가 작지 않아서 여당에서 5개 품목에 대해 증액하거나 일부 조정하겠지만 정부안에서, 큰 틀에서 논의 될 것으로 본다"며 "정부 제출안과 크게 변화가 없는 선에서 추경이 신속하게 심의됐으면 한다"고 짚었다.
강 비서실장 역시 "이번 추경에서 1조 원은 국채를 갚는 것으로 돼 있는데 더 늘리게 되면 빚을 낼 수 있다"며 "빚을 갚는데 포함된 예산이라 (추경을) 더 늘리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 이 안에서 가급적 합의 도출하고 여야 의견을 반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