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BTS 광화문 컴백 공연에서는 공연장 입구를 넘어 광장 일대와 지하철 출구, 인근 골목까지 공항 수준의 보안체계가 작동했다. 관람객뿐 아니라 공연과 무관한 일반 시민, 인근 예식장 하객들까지 몸수색과 소지품 검사의 대상이었다. 이들은 집 앞 길거리, 도로와 지하철 출입구에서 검문과 검색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생소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불심검문은 수사의 한 형태다. 이 과정은 범죄인지의 과정이며 수사개시의 단서가 된다. 우리 법은 검문을 무제한 허용하지 않는다. 경찰관직무집행법상 불심검문은 아무에게나 할 수 있는 조치가 아니다.
범죄를 저질렀거나 저지르려 한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그 사람이 범죄행위에 관하여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즉, 특정 장소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사람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불특정 다수를 검문하는 것은 법이 예정한 불심검문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
또 불심검문에는 원칙적으로 강제성이 없다. 시민은 불심검문을 당하더라도 경찰의 질문에 답해야 할 의무가 없고, 신분증 제시 요구에 반드시 응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경찰은 검문에 앞서 자신의 신분을 표시하는 증표를 제시하고, 소속과 성명을 밝히며, 검문의 목적과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불심검문은 어디까지나 임의수사의 한 형태일 뿐이지, 시민을 일방적으로 세워 두고 신분 확인과 소지품 개봉을 강요할 수 있는 절차가 아니다.
소지품 검사 역시 무제한 허용되지 않는다. 위험물 소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법은 원칙적으로 옷이나 소지품의 외부를 확인하는 수준의 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가방을 마음대로 열어보거나, 공연과 무관한 일반 시민에게 사실상 강제적으로 소지품 제시를 요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안전을 이유로 한 조치라고 하더라도 법적 한계와 절차를 벗어나면 그 순간 위법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물론 공연장 관람객의 경우 행사 운영과 시설관리의 문제이기 때문에 보안검색 절차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공연장 밖 도로, 전철역 출입구, 주변 시설 이용자에게까지 그대로 확장될 수는 없다. 공공장소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고, 그 공간에서의 불심검문과 소지품 검사는 기본권 제한의 문제가 된다.
불심검문과 소지품 검사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데에는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 기억과도 무관하지 않다. 치안과 질서를 명분으로 시민의 일상을 통제하고, 공공장소에서 검문을 일삼던 시대의 기억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주주의의 상징적 공간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이 특별한 이유 없이 검문과 검색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허윤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대규모 행사에서 안전조치의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된다"며 "다만 그 조치가 공공장소의 통행과 시민의 권리를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따져볼 문제이며, 법이 정한 기준과 절차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움]
허윤 변호사는 법무법인 동인 수사대응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방위사업청 옴부즈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 서울특별시의회 입법법률고문, 언론중재위원회 자문변호사, 기획재정부 사무처 고문변호사 등으로 활동했습니다.




